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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 결과는 먹이로 인한 비만과 불안 증상, 뇌신호 변화, 뇌기능 손상에 기여할 수 있는 장내 미생물 변화 등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다며 이는 비만과 불안증이 장과 뇌의 상호작용으로 연결돼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원더스 교수는 "여러 연구가 비만과 불안의 연관성을 시사해 왔지만 비만이 불안을 직접 유발하는지 또는 그 연관성이 (비만에 대한) 사회적 압박의 영향인지 등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비만이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뇌 건강에 미지는 잠재적 영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비만과 인지 기능 및 불안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6~21주(사람의 경우 청소년-성인 초기)된 생쥐 32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15주간 고지방 먹이(HFD)와 저지방 먹이(LFD)를 먹이며 차이를 관찰했다.
그 결과 고지방 먹이 그룹은 저지방 먹이 그룹에 비해 체중과 체지방이 많이 증가해 비만이 발생했다.
공포 자극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는 행동 실험에서 비만 생쥐는 마른 생쥐에 비해 위협을 감지했을 때 나타나는 방어 행동인 '얼어붙기'(freezing) 같은 불안 유사 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발현 검사에서 비만 생쥐는 뇌 시상하부에서 인슐린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IRS2) 발현이 감소하고, 세포 내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STAT3) 발현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IRS2 발현 감소는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킬 수 있어 비만, 당뇨병, 인지기능 저하 등과 연결될 수 있고, STAT3 발현 증가는 염증, 면역반응, 세포 성장·대사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내 미생물 군집 분석에서는 고지방 먹이 그룹에서 건강한 장 환경을 유지하는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이 감소하고 비만 상태에서 대사질환 등을 촉진할 수 있는 단쇄지방산(SCFA)을 생산하는 미생물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더스 교수는 "이 연구는 생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인간에게 직접 적용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비만 관련 인지장애를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여러 시스템을 동시에 겨냥하는 게 중요하다는 새로운 통찰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비만이 정신건강, 특히 불안 측면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잘 보여준다"며 "식단과 뇌건강, 장내 미생물 간 연관성을 이해하면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 예방 및 개입 등 공중보건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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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