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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이국내 최초로 출시한 전기 픽업트럭 무쏘EV를 만났다. 무쏘EV는 토레스EVX기반의픽업트럭이다. 새로운 픽업 브랜드 명명법에 따라 무쏘EV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25년 4월 기준 719대에 이어5월 1168대가 팔려KGM 라인업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내연차량들에 비하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비교를 하면 상당한 호실적이다.
국내 유일의 경형 전기차인 레이EV와 현대 세단형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6보다도 높은 판매량이다. 기아가 올해 주력으로 하고 있는 EV4 4월 판매가831대에 그쳤다. 픽업트럭이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무쏘EV가 대단히 선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연 그 매력은 어디에 있는지 직접 시승을 통해 알아봤다.
시승차는 전륜에 싱글모터를 장착한 2륜 구동 모델이다. 2가지 트림 중 상급 트림인 블랙 엣지다. 선루프와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옵션이 추가되어 총 차량가격은 개소세 3.5% 기준 5230만원이다.
여기에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 838만원이 지급되어실 구입가격은 4392만원으로 내려간다. 소상공인의 경우 추가 보조금이 국비의 30%가 더 지급되고, 지역에 따라 보조금을 더 받는 경우도 있어 3000만원대 후반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전면부의 경우 낯이 익은 모습이다. 무쏘EV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출시했지만 토레스EVX기초라전면디자인이 큰 차이가 없다. 토레스와 토레스EVX 모두 디자인 평가가 좋은 모델이라 무쏘EV 역시 무난한 얼굴이다.점선 형태로 이어진 데이라이트가 전기차 다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잘 전해준다.
전면부 중앙에 넓게 자리한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의 패널은 토레스EVX와 디자인 차별점이다. 픽업트럭다운 강인한 인상을 주는데 제 역할을 한다. 번호판 주변에 돌출된 범퍼가드와 하단부의 볼드한 스키드 플레이트 디자인 또한 픽업트럭다운 디자인 요소이다.
측면부는 픽업트럭답게 확연히 다른 이미지를 전해준다. 앞과 뒤 휀더 부분에도 각진 형태의 장식을 추가해 기존SUV베이스의 순한 느낌을 희석하려 노력했다. C필러 부분의 형태도 두툼하게 설계했다. 단단한 이미지와 함께무쏘를 형상화한 심볼을 적용해 포인트를 주었다.
시승차는 블랙엣지 모델로 17인치의 블랙도장 휠을 장착했다. 사이드미러 또한 블랙이 적용된다. 무쏘 EV전장은 5160mm, 전폭 1920mm, 휠베이스 3150mm다. 적재함추가로 인해 중형SUV에 비하면 30cm 내외 길이가 길다. 전폭의 경우는 큰 차이가 없어 주차시 불편함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후면의 경우는 픽업답게 독창적인 디자인을잘 표현했다. 후면만큼은 무쏘EV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다. X형상 테일램프는 테두리를 블랙으로 마감해 강인한 인상을 잘 전해준다. 범퍼는 픽업트럭의 실용성에 맞추어 무광 블랙 플라스틱 재질로 마무리했다.
사이드에 발판을 넣어 제대로 준비한 픽업임을 알려준다. 최대 적재량은 500kg으로 2륜 4륜 등 옵션에 따라 차이가 없는 점도 특징이다.적재함을 열었을때 부드럽게 내려오는 점도 칭찬할만한 요소다. 쌍용차픽업트럭 초창기 모델은적재함이 '쿵'하고 떨어져 불편했다.
지금은 부드럽게 내려오는 것은 물론 한국 소비자의 성향에 맞게 빠르게 내려와여러모로 만족도가 높다.적재함 공간도 규정인 2제곱미터를충족해 업무 용도로 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다만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활용성아 다소 아쉽다.
실내는최신 KGM 모델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부품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의 경우 액티언과 동일하다. 위아래를 누른 다각형 형태로 디지털 계기판을 보기에도 용이하고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도 우수하다.
최근 시승한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차이점은 오토홀드 버튼이 스티어링 휠에 별도로 적용된 점이다. 운행시에는 사용하고 주차시에는 해제하는 경우가 많이의외로 자주 쓰이는 버튼이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경우 센터 모니터에서 스와이프 동작후 조정해야 해 다소 불편했다. 무쏘EV는 이 부분을해결해만족감이 높았다.
기어는 전자식 토글 형태다. 토레스 모델과 동일한 방식이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시승 때 이 부분이 블랙 하이그로시가 적용되어 있어 지문이 많이 남는다고지적했는데 무쏘EV는 카본 패턴을 적용해 이런 단점을 극복했다. 여러모로 무쏘EV의 실내가 최근 시승한 토레스 하이브리드 보다 만족도가 더 높았다.
1열의자 높이는 프레임바디가 아닌 이유로 중형 SUV 수준과 비슷했다. 실내에서 특히 승용 SUV를 탄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시동 버튼을 눌러 시승에 나섰다. 전기차 답게 운행 가능 표시등이 들어올 뿐 정차시 고요함은 픽업트럭에서도 변함이 없다. 오르간 페달에 힘을 주어 가속을 시작하니 여느 전기차 들과 다른 점이 느껴진다.
액셀 반응이 예민하지 않다. 최신 전기차 들 특히 현대기아 최신 전기차를 타보면 액셀에 힘을 살짝만 가해도 딜레이 없이 바로 힘찬 가속을 시작한다. 때로는 이 부분이 부담스러워 에코모드로 변경하고 운행하기도 한다. 이 부분은 성향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무쏘EV는 의도적으로 살짝 느린 반응을 보여준다. 물론 디젤 픽업트럭과 같은 반응은 아니다. 그보다는 빠르지만 전기차 치곤 아주 약간의 딜레이가 있다. 마일드한 가속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5m가 넘는 커다란 덩치와 픽업트럭의 용도를 생각하면 어울리는 셋팅이다. 물론 북미에는 스포츠카를 넘어서는 전기 픽업도 다수 출시되고 있지만 국내픽업트럭 용도를 생각하면 충분한 감각이다.
장시간 운행을 해보고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승차감이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를 적용했다고 하는데 이를 모르더라도 승차감이 상당히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방지턱을 넘거나 거친 노면을 만나도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느낌을 준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속도에서는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로 인해 무게중심이 낮아 롤로 크지 않은 편이다. 물론 급가속을 하거나 빠른 속도에서 코너를 공략하면픽업트럭 셋팅상 롤이 커지거나 안정감이 저하되는 부분도 있다.이는 실제 이 차를 이용할 때 어울리지 않는 테스트를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회생 제동의 경우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4단계로 조정이 가능하다. 회생제동 0단계는내연기관의 코스팅 모드처럼 미끄러지는느낌이 괜찮다. 일부 차량의 경우 회생제동 0단계에서 물리 브레이크를 사용하면 밀리는 느낌을 받는다. 무쏘EV의 브레이크는 2톤이 넘는 무게를 안정감 있게 잘 제어해 주어 만족도가 높았다.
무쏘 EV를 시승해 보면서 잘 팔리는 이유 세 가지가 명확했다.첫 번째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판매 가격은 5000만원 전후이지만 화물차로 분류돼전기차 보조금이승용 전기차 대비 높다. 거기에 사업자의 경우 부가세 환급도 가능하다. 이런 여러가지 혜택을 감안하면 대부분 실구입가 3000만원대에서 중후반 구입이 가능해 진다.
또한 자동차세가 연간 2만85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2톤이 넘는 공차중량과 5m가 넘는 전장 보통 이정도 스펙의 픽업트럭이라면 연비도 떨어지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많다면 유류비가 상당히 부담이다. 전기차답게 완속 충전시 2만원 초반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운행에 따른 유지비 절감 효과도 뛰어나다.
두 번째는 SUV같은 편안함이다. 정통 바디 온 프레임 타입 픽업이 주는 장점도 있다. 특히 오프로드 주행이 주 목적이라면 그 쪽을 선택하는 것이 맞겠다. 하지만 출퇴근과 주말여행, 가끔 짐을 나르는 일상적인 용도라면 무쏘 EV가 빛을 발한다.
승용 SUV 베이스라승차감과 운행감도 승용형 SUV의 편안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픽업의 경우 2열 공간이 부족하고 불편한 점이 단점인데, 2열 리클라이닝 기능을 통해 이부분도 상당 부분 해결했다.
세 번째는 준수한 성능이다.싱글 모터 모델을 시승했음에도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나와일상 주행에서 스트레스 없는 가속이 가능했다. 한계 속도나 테스트를 위한 극한 주행이 아니라면 안정감도 수준급이다. 스포츠카 감성을 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출력 부족 같은 아쉬움이없었다.
이런 장점이 맞물리면서 무쏘 EV는 단숨에 국산 전기차 시장 3위권에 진입하는 등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단점과 주의할 점도 있다. 승용형 SUV의 편안함과 준수한 가속감이 장점이지만 어디까지나 화물 용도로 분류된 차량이라 고속도로 등에서 1차로 주행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다차로 고속도로에서는 3차로 등 하위차로로 운행해야 한다.
그리고 전장이 5.1m가 넘어 좁은 공간에서 주차나 유턴 등 중형SUV 대비 불편함이 있어 사용 환경을 잘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장점으로 무장한 무쏘EV의 인기가 상당부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 줄 평
장 점 - 승용차 수준의승차감..준수한 운동성능에 2열까지 편안.중형 SUV대신 선택이 가능하다.
단 점 -배터리 높이가 차체보다 낮아험로 주행시 주의가 필요..충전구가 앞쪽이라불편할수도.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