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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33년 전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살해한 후 형수와 함께 도주한 중국 남성이 최근 붙잡혔다.
그러던 중 지난해 사건을 재검토하던 경찰은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리씨가 도주한 지 두 달 후, 그의 형수 구씨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형은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실종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마을에서는 리씨와 형수 구씨가 과거 불륜 관계였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구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번호를 추적했고, 이를 통해 그녀가 광둥성 장먼시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들 부부에게 접근했고 리씨가 버린 담배꽁초를 수거해 DNA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그는 33년 전 살인 사건의 범인 리씨임이 확인됐다.
체포된 리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여자친구가 어머니에게 거액을 요구하며, 이를 주지 않으면 관계를 끝내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자친구를 찌르려다 실수로 어머니까지 살해했다고도 했다.
그는 "도피 생활 동안 너무 지쳤다. 몇 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고, 내 신분증 번호와 원래 이름조차 잊어버렸다"면서 "그동안 삶이 너무 힘들었다. 마침내 고달픈 이 삶을 끝낼 수 있어 오히려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리씨는 살인 후 인근 산속에 두 달간 숨어 있었으며, 그동안 형수 구씨가 자주 음식을 가져다주었다고 전했다.
그는 구씨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제안했고, 그녀는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리씨는 '고의적 살인죄'로 기소됐으며, 형수 구씨는 법적 처벌을 받을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