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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길어지자 복지장관 추천 `봇물`…의사들 "사태해결" 목소리

기사입력 2025-06-15 08:43

[연합뉴스TV 제공]
[인사혁신처 국민추천제 홈페이지 갈무리]

1년 반 가까이 이어지는 의정 갈등으로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 추천이 '우후죽순' 이어지고 있다.

고위 공직자 추천제에서 복지부 장관 추천 수가 상위권에 들었고, 의사들 사이에서는 의료 정상화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의사가 새 장관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16일까지 진행되는 장·차관 등 고위급 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민추천제를 통해 복지부 장관 추천이 쏟아지고 있다.

추천을 시작한 10일 하루에만 총 1만1천324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장관별로 구체적 수치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법무부 장관에 이어 복지부 장관 추천 수가 두 번째로 많았다.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과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김강립 전 복지부 차관, 외과 전문의인 강청희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랐다.

의사 단체에서는 이번 정부 초대 복지부 장관의 최우선 과제로 의정 갈등 해결을 꼽고 있다. 그렇기에 의료 현장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 장관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출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복지부 장관은 의정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며 "결국 임명권자의 의지겠지만, 의료계와 보건 분야 지식이 있는 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13일 "현 사태 해결은 최우선 국정 과제 중 하나"라며 "(신임 장관은) 의학 교육과 의료 현장의 위기를 잘 인지하고,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산시의사회에서는 의협을 비롯한 여러 의료계 단체가 장관 인선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이국종 원장을 공개적으로 추천하고 나섰다.

부산시의사회는 "이 원장은 의료 최전선의 외상외과학 교수로서 뛰어난 전문성과 헌신을 보였고, 군인으로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남다른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일해왔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의료계 숙원대로 보건복지부에서 의료 분야를 뗀 '보건부'가 따로 설립될 가능성이 줄어든 가운데 의사 단체들은 그나마 의사가 장관이 돼야 의료가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의사 사회 내부에서는 전공의들이 수련 현장을 떠난 현재 의료계가 '뉴노멀'이 된 상황에서 '정상화'라는 헛물을 켜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조승연 전 인천의료원장은 "현재 문제는 전공의들이 수련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며 "그런데 수련을 포기한 전공의들의 절반 정도는 다른 곳에 취업했고, 특히 미용·성형 분야에서 단맛을 봤기에 의료계가 과거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의대 교수는 "자꾸 의사들이 의료 정상화를 외치는데, 정상화의 정의가 뭔지를 모르겠다"며 "전공의들이 100% 다 돌아오는 게 정상화라면 앞으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의정 갈등이 시작되고 나서 한국 의료가 무너진다고들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학교 차원에서는 24·25·26학번이 동시에 1학년 교육을 받는 트리플링(tripling)도 우려하지만, 입대와 재수·반수 등을 고려하면 3개 학번 전원이 한 번에 수업을 들을 가능성도 적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추천 순서대로 장관을 뽑지도 않을 것"이라고 추천제에 회의를 내비치면서 "향후 몇 년간 의사 인력 배출에 차질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차피 필수의료를 맡을 의사들은 종합병원 등에서 연구하면서 중증 환자를 볼 것이고 그게 아니면 개원해서 돈 버는 게 뉴노멀이 됐다"이라고 덧붙였다.

soh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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