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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기초과학·한국 실용성 합하면 AI·반도체 협력 클 것"

기사입력 2025-06-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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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조승한]
앙투안 프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장 인터뷰

"협력 프랑스-일본 수준 끌어올리는 것 목적…기초과학 장기 투자 중요"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프랑스는 기초과학에 강점이 있는 나라라 이론 분야가 강하고 한국은 실용성에 초점을 가진 나라입니다. 서로 보완하면 인공지능(AI)이든 반도체든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앙투안 프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원장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기초과학연구원(IBS)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CNRS는 유럽 최대 기초과학 연구기관으로 지난해 기준 한 해 예산이 40억 유로(6조3천128억원)에 달한다. 연구자 2만9천명 등 직원 3만5천명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80여 개의 국제 연구 네트워크와 11개국 해외사무소를 갖춘 만큼 해외 협력도 활발하며 유럽 다자혁신 연구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의 최대 수혜 기관이기도 하다.

프티 원장은 한국과 협력 증진을 위해 방한했다며 "일본과 프랑스 간 협력이 잘 되고 있는데 한국도 그 정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자는 게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다.

CNRS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10개 프로젝트에서 협력하며 공동 논문 770편을 펴냈고 매년 300~400명의 연구자 교류를 진행하고 있지만, 더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이번 방한에서 주요 대학과 IBS, 한국연구재단 등과 협력을 논의했다며 "한국이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이 됐는데 CNRS는 이를 너무 잘 알고 있고 가장 많이 받는 기관인 만큼 한국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한국이 반도체 분야 최고 리더인데 프랑스와도 협력할 수 있고, 전 세계가 직면하는 기후변화 문제에서도 아시아가 유럽과 보완해 해결할 수 있다"며 "AI의 경우 기술뿐 아니라 인문학이나 사회가 합쳐져야 발전 이뤄진다고 생각하는데 CNRS는 어떤 분야도 다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프티 원장은 CNRS에 대해 기초과학이 중심인 기관이지만 산업계와 협력하는 역할도 강조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CNRS는 기초연구에서 '질문'을 정의하는 역할을 한다"며 "산업계에 5년, 10년 후 어떤 제품을 출시하면 좋겠냐는 질문을 제시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할지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초과학을 하면 산업계와 함께 일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지 않고, 매년 많은 스타트업을 만들고 기업과 공동연구도 하고 있다"며 "한국 산업계도 프랑스나 유럽에 많이 진출해 있는데 산업계와 관계도 증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티 원장은 CNRS가 1939년 출범하고 기초과학에 오랜 투자를 하며 프랑스가 과학 강국으로 발돋움했다며 한국도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NRS의 모토가 기초과학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기초과학이 모든 것의 토대가 되기 때문에 단순히 선택이나 옵션이 아니라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인식이 프랑스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왜 이런 기초과학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지 한국에서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간에 해결되는 게 아니라 30년 이상 장기적 시각이 필요한 걸 한국에서 더 이해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hj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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