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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크론 'HBM 훈풍'에 최대 실적…'D램 2위' 삼성전자 추격

기사입력 2025-06-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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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이크론 실적발표…"HBM 매출 50% 증가·고객사 4곳에 HBM 출하"

올해 하반기 HBM 점유율 20%↑ 목표…D램 점유율도 높아질 듯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글로벌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 미국 마이크론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글로벌 D램 시장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마이크론이 핵심 고객사 확보와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20% 이상의 HBM 시장 점유율을 공언한 만큼, 전체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힐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날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7% 증가한 93억 달러(약 12조6천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D램 부문 매출은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0%가량 늘어나며 71억 달러를 달성했다.

마이크론은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시장 주류이자 최신 제품인 'HBM3E(5세대) 12단'을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대량 양산을 시작했다.

또 최근 미국 빅테크 AMD가 발표한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MI350' 시리즈에 HBM3E 12단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HBM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마이크론은 실적발표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전체 D램 점유율 수준에 근접하는 HBM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며 "현재 HBM3E 12단 수율 및 출하량 확대는 매우 순조로우며 4분기 중 출하 전환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초 마이크론은 D램 점유율에 근접하는 HBM 점유율 달성 시점을 '연말'로 잡았으나 이번 실적발표에서 '하반기'로 정정했다. 이르면 이번 3분기(7∼9월) 중 목표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이미 HBM 사업에서 연간 60억 달러 이상의 런 레이트(run rate)에 도달했다"며 "HBM 시장 점유율이 D램 점유율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이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런 레이트는 현재 분기 또는 월 실적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이나 수익을 예측한 환산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해 HBM 시장에서 메모리 3사 중 SK하이닉스(52.5%), 삼성전자(42.4%)에 이어 5.1%의 점유율로 꼴찌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HBM 출하량 확대로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25%까지 확대됐다.

마이크론은 기존 HBM3E 8단에서 12단 제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품 출하를 확대해 올해 하반기에는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을 최대 25%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론이 이같이 자신한 배경에는 핵심 빅테크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실적발표에서 "우리는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고객사 4곳에 HBM 대량 출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식적으로 고객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마이크론이 언급한 고객사는 엔비디아와 AMD 외에 브로드컴, 마벨, 아마존웹서비스(AWS) 중 두 곳으로 추정된다.

특히 마이크론이 HBM 점유율을 확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D램 시장 내 입지도 확대돼 최근 D램 시장 2위로 떨어진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막강한 HBM 시장 지배력을 가진 SK하이닉스에 밀려 33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이에 향후 삼성전자의 HBM 전략과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과 마찬가지로 AMD에 HBM3E 12단 개선제품을 공급하게 됐으며, 이는 현재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또 최근 브로드컴에 HBM3E 8단도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흐로트라 CEO는 경쟁사(삼성전자)의 퀄 테스트 지연이 내년에도 이어질 경우, 자사의 HBM 생산을 더 확대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 즉답을 피하면서 "우리의 HBM 사업은 완전히 스케일(대량생산 단계)에 올라섰고, 건강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납품 중"이라고 말했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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