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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 21세 여대생 A씨는 지하철 탑승 후 점점 식은땀이 나더니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깊게 숨을 들이쉬려고 할수록 숨은 더 막혀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감을 느꼈다.
두 가지 사례는 공황장애로 인한 증상이다. 최근 개그맨 이경규(64)가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채 운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질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0년째 공황장애 약을 복용 중이라는 그는 감기약을 추가로 복용하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호흡곤란, 가슴 통증, 식은땀, 어지럼증 등 내과적 증상과 유사하게 나타나 진단이 쉽지 않다.
실제 많은 환자들이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응급실 등 여러 진료과를 거치다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된다.
또한 △갑작스럽게 겪는 죽을 것 같은 공포감 △가슴의 답답함 △손발 마비 느낌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젊은 공황장애 환자 증가세…20대 여성 112.5% 급증
공황장애 환자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3만 6989명이던 환자는 2024년 22만 65명으로 60.6% 증가했다.
지난해 환자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25.4%로 가장 많았고 30대 20.4%, 50대 18.7%, 20대 15.0% 등의 순이었다.
특히 20·30대 여성 환자들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20대 여성 환자는 2017년 8358명에서 2024년 1만 7759명으로 약 112.5% 급증했다. 같은 기간 30대 여성과 40대 여성은 각각 66.3%, 61.2% 늘었다. 남성은 20대 64.3%, 30대 38.5%, 40대 42.9% 증가율을 보였다. 50대는 남성과 여성이 각각 56.5%, 51.5% 증가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아랑 교수는 "학업, 직장 생활, 경제적으로 불안한 환경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공황장애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검사율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가족력 있으면 발병 위험 4~8배 높아…스트레스·트라우마 등도 원인
공황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과 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상태 등에서 공황발작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공황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
최근엔 유전적 요인, 신경생물학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이 서로 연결되어 공황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특히 가족력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나 형제자매 중 공황장애 환자가 있을 경우 일반인보다 발병 확률이 최대 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생물학적 요인을 보면 공황장애 환자들은 뇌에서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편도체와 전전두엽(전두엽의 앞부분, 인지 기능 담당)의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또한 스트레스, 트라우마, 이혼, 가족 사망, 교통사고 등 심리적 상황도 공황장애의 유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약물치료·인지행동치료 병행이 효과적…운전·운동은 삼가야
공황장애는 넓게 보면 불안장애에 속하기 때문에 치료 원칙은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환자 스스로 공황발작 대처 능력을 키우고 유발 요인들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치료는 심리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와 항불안제·항우울제 등 약물치료가 이뤄진다.
우선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의 협조가 높고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치료에 참여하면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물치료에 거부적이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 임신 등 약물 사용이 어려울 때 선택해 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기본적으로 불안을 줄이고 다양한 자율신경계 항진 증상을 조절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장기적으로도 내적 긴장, 불안을 줄이며 재발 방지에도 효과적이어서 일차적 치료로 주로 선택된다.
약물치료 시에는 운동 및 운전 등에 위험성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졸림과 집중력 저하 가능성이 있어 운전과 기계 조작은 삼가야 한다.
조아랑 교수는 "약물 반응은 환자별로 개인차가 커 몇 시간 뒤부터 활동 가능한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면서 "주치의와 상의해 반응을 확인하고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조 교수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보고들이 많다"면서 "결국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면담과 약물치료로 공황증상을 조절해 가는 것이 일차적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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