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의 면역유전자에 특화한 분석 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 발병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면역유전자는 체내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군으로, 유전적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해독이 어려워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특히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면역유전자 분석 도구가 부족해 관련 질환을 연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참조패널은 적은 양의 유전정보를 전체 유전체 정보 수준으로 확장 분석할 수 있게 하는 핵심적인 참조 데이터를 일컫는다.
보건연구원은 개발한 분석 도구를 통해 C4 유전자가 루푸스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 또한 밝혀냈다.
연구 결과 한국인 중 약 7%에서 C4 유전자 결핍이 나타나며, 이들은 C4 유전자가 결핍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루푸스 발병 위험이 1.4 배였다.
C4 유전자가 1개 증가할 때마다 루푸스 발병 위험이 약 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루푸스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형 관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면역유전자 분석도구는 보건의료연구원의 보건의료연구자원 정보센터(CODA)를 통해 무료로 제공된다. 이로써 국내 연구자들이 분석도구를 활용해 손쉽게 면역질환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한국인 면역유전자 참조패널이 루푸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연구에 활용돼 면역질환 취약계층에 대한 정밀 의료 실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김봉조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장, 김영진 보건연구관과 김광우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 및 배상철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류마티스질환 분야의 국제학술지 '류마티스 질환 연보'(An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에 게재됐다.
루푸스는 면역 체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침입자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상 세포나 조직을 외부의 위협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루푸스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유전적·환경적·성호르몬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면역체계를 교란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