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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조직이 흉터처럼 굳는 '특발성 폐섬유증'…초기 증상 감기·천식과 비슷

장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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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8 12:30


폐 조직이 흉터처럼 굳는 '특발성 폐섬유증'…초기 증상 감기·천식과 비슷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는 약 1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고령 인구 증가와 건강검진 활성화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정상 폐 조직이 흉터처럼 굳어져 산소 교환이 어려워지는 만성 진행성 폐질환이다.

여러 종류의 간질성 폐질환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편에 속하며, 증상 발현 후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균 생존 기간이 3~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특발성'이란 말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뜻으로, 현재까지 뚜렷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60세 이상 고령층, 특히 남성과 흡연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폐섬유증 가족력 또는 특정 유전자들의 돌연변이 ▲금속 가루, 목재, 곰팡이, 먼지 등에 직업적으로 노출 ▲위식도 역류질환 등이 발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은 가래 없는 마른기침이 몇 주 이상 지속되고, 좀 더 진행되면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서 호흡곤란이 온다. 처음에는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점차 평지를 걸어도 숨이 가쁘고 피로감을 호소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말기에는 산소 공급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성우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초기 증상이 감기, 천식, 만성기관지염 등 흔한 호흡기 질환과 비슷해 간과하기 쉽다. 이미 손상된 폐 병변은 회복되지 않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단을 위해 폐 기능 검사와 고해상도 흉부 CT 검사 등을 시행한다. 필요에 따라 기관지경을 통한 폐 조직 검사 또는 흉강경을 통한 수술적 폐 조직 생체검사를 할 수도 있다. 다른 간질성 폐질환과 감별이 필요할 때는 호흡기내과, 류마티스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전문가의 다학제 진단을 통해 정확도를 높인다.

현재 효과가 인정된 항섬유화 치료제는 '피르페니돈'과 '닌테다닙' 두 가지다.


폐 섬유화의 진행 속도를 늦춰 폐 기능 감소 속도를 50% 정도 줄임으로써, 기대 생존 기간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메스꺼움, 설사, 식욕부진, 간 기능이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 검진과 부작용 관리가 필수다. 최근에는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인 새로운 항섬유화 치료제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이 빠르게 악화하면 폐 이식을 고려한다. 하지만 장기 이식 대기자 수에 비해 공여 폐가 부족하며, 고령에서는 이식 수술에 따른 합병증 등 위험 부담이 커 제한적인 치료 방법이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진행을 늦추려면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금연은 기본이며, 독감·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감염으로 인한 폐렴 발생 또는 폐섬유화증의 급성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숨이 차더라도 가능한 범위에서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많은 환경은 피하고,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박성우 교수는 "만성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특히 55세 이상, 흡연력, 가족 중 폐질환이 있거나 분진에 노출되는 직업군이라면 정기적인 폐 검진이 필요하다"며, "특발성 폐섬유증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폐 기능 악화를 최대한 늦추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폐 조직이 흉터처럼 굳는 '특발성 폐섬유증'…초기 증상 감기·천식과 비슷
박성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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