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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여행과 관광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목적과 경험에서 차이가 있지만 큰 의미에서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기술과 생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둘 사이 차이는 희미해졌고, 유사한 점은 더욱 강화됐다. 학문적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는 한 관광과 여행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 '다시 돌아올 목적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을 구경하는 것'이란 시작점이 같으니 말이다. 더구나 현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의미에서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졌으니 더 그렇다. 언제, 어디든 내가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모든 활동은 관광 또는 여행이 될 수 있다. 관광과 여행의 목적지는 집에서 멀면 멀수록 즐거움을 줄 것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천안과 아산에선 통하지 않는다. 일상과 비일상이 만나는 그곳에는 즐거움과 만족스러움이 가득한 시간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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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하면 호두과자만 떠올렸다면 앞으론 '태학산'을 기억하는 게 좋겠다. 태학산은 학이 춤을 추는 형태로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태학산 정상에는 고려시대 불상 양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대한 천안 삼태리 마애여래입상(보물 407호)이 있다. 해발 450m로 높이는 낮지만, 천안을 대표하는 산 중 하나다. 산하면 등산, 트래킹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태학산에는 특별한 곳이 있다. 태학산자연휴양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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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의 수감실을 재현한 공간에 울리는 노래에 가슴이 뭉클하다. 흔히 봤던 유관순의 머그샷(수감자 식별을 위한 사진)'을 비롯해 조카를 위해 손수 뜨개질해 선물한 모자 등 그와 관련된 다양한 물품에는 그의 손길과 심장 소리까지 고스란히 머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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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옆 동네로 불리는 아산. 이곳은 관광지로서 매력이 넘친다.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과거의 시간을 둘러보는 관광지로 이만한 게 없다. 아산의 대표 볼거리는 공세리성당이다. 12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곳으로, 충청남도 지정문화재 144호로 보호되고 있다. 프랑스 출신 드비즈 신부가 설계했다는 로마네스크풍 건축 양식의 공세리성당은 천주교 신앙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 수많은 순교자를 모시고 있는 중요한 성지다. 병인박해 당시의 유물과 유품들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성지 박물관은 충청남도 지정 문화재인 구 사제관 건물을 개보수해 봉헌된 것으로 대전교구 최초의 감실을 비롯해 1500여점의 유물이 보관되어 있다. 성당 주위에는 십자가의 길과 별채로 꾸며진 성체조배실, 장구한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350년이 넘는 보호수와 1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수마음 피정의 집'이 있다.
공세리성당은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작품에 가깝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해 드라마 '아이리스', '불새', '모래시계, '미남이시네요', '시지프스' 등의 배경이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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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