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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다시 타본 기아 EV4..시트가 너무 편안한데 장단점은

기사입력 2025-07-31 13:42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기아 EV4를 다시 만났다. 지난 4월에 열린 2시간 시승회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시승할 모델은 81.4kWh NCM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이다. 최상위 어스 트림으로 풀옵션 사양이다

출고 가격은 5640만원으로 전기차 세제혜택과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 622만원을 적용하면실 구입가격은 4731만원이다. 기아 전기차 상위모델에 버금가는 배터리 스펙과 옵션을 갖춰 E-GMP기반 800V 모델과 일부 가격대가 겹치기도 한다.

과연 높은 실 구입가 만큼 만족감을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시승에 나섰다.
시승차의 색상은 스노우 화이트펄이다. 가장 무난하며 가장 많이 팔리는 색상이다. 유광 색상 중 유일하게 컬러 옵션 비용 8만원이 추가된다. 전면 디자인은 먼저 등장한 기아 K8을 닮았다. 세단에서 보기 힘든 수직형 램프에 롱테일 후륜 오버행으로 다른 비율을 추구했다. 기존 세단과는 확실히 다른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준다.


측면비율은 더욱 남다르다. 길에서 흔히 보기 쉬운 아반떼와 비교를 하면 이해가 쉽다. 전장은 4730mm로 현대 아반떼와 20mm 차이로 가장 유사하다. 전기차답게 하부 배터리팩 적용으로 전고는 60mm높은 1480mm다.
휠베이스는 엔진과 변속기가 없는 전기차설계 자유도 덕분에 아반떼 대비 100mm긴 2820mm에 달한다.공기저항 계수를 낮추기 위해 롱테일 디자인을 적용했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답게 보닛은 짧게 설계했다. 테일은 길게 늘려옆에서 보면 일반적인 3박스 세단이 아닌, 크게 호를 그린 형태로 마무리 된다.


이로 인해 기아 라인업 중 가장 공기 저항 계수가 낮은0.229cd를 달성했다. 후면부는 전면부보다 개성이 더 강하다. 헤드램프처럼 수직형 라이트를 좌우 끝에 적용했다. 전면부 처럼 타이거 페이스 장식이 없다보니 넓은 후면이 비어 보이는 점도 있다.
다만 자세히 뒷면을 보면 루프에 적용된 독특한 스포일러와 함께 미래에서 온듯한 이미지가 물씬 느껴졌다.그만큼 기존 세단과 후면부 디자인 비율이 다르다는 것이다.

롱테일 디자인과 후면부의 색다른 비율로 인해 외관에서는 EV3와 많이 차별화 했지만인테리어의 경우는 EV3와 많이 닮아 있다.
세부적인 버튼 배치나 재질에 차이를 두었지만 전체적인 레이아웃에서 EV3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EV3의 인테리어 구성에 호평이 많은 편이라 장점이 될 수 있다.


스티어링 휠도 동일하다. 원형이 아닌 위아래가 눌린 다각형 형태이다. 계기판을 보기에 유리하고 그립감도 좋아 차별화된 디자인에 더해 사용감도 만족도가 높다.


EV3와 차이점은 시트 포지션이다. EV3가 SUV답게 높게 앉는 자세라면 EV4는 한층 시트 포지션이 내려온다. 내연차량의 준중형, 중형세단 만큼은 아니지만 EV3와 비교시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하부 배터리 적용으로 인해 바닥은 내연차량보다 높아졌지만 시트 포지션은 낮아체형에 따라 시트포지션을 잡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겠다. 헤드룸은 현대차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와 마찬가지로 넉넉하지 못하다. 1열 기준으로준수한 수준이나 2열은 앉은 키가 큰 성인은 꽤나 불편하겠다.


대신 1열과 2열 모두 레그룸은 넉넉하다. 특히 2열은 전기차 답게 바닥이 평평하다. 레그룸 또한 내연 중형세단 못지 않은 공간을 갖고 있어 2열 레그룸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는 만족도가 높겠다.
EV3의 2열 레그룸도 좁은 편은 아니지만, 두 차종을 비교 시에는 EV4의 레그룸이 더 길다. 트렁크 공간 또한 롱테일 외관 스타일에서 느껴지듯 생각보다 깊고 넓다. 하지만 트렁크 오픈 범위가 좁은 것이 큰 단점이다.


트렁크턱 자체가 높고 윗부분의 열림 정도도 작아 공간은 넓지만 부피가 큰 짐을 실을 땐 불편할 수 있다. 부피가 큰 짐을 자주 싣거나차박 또는 차크닉용도라면 EV3 쪽이 유리하다.
좀 더 과감하게 유리까지 열리는 리프트백을 적용했더라면 EV4의 경쟁력이 한층 살아났을 법 한데 아쉬운 대목이다.EV9과 EV3에 선 적용된 컬럼식 기어에 달린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고 시승에 나섰다.



컬럼식 기어에 달린 시동 버튼은 원가 면에선 유리할 것으로 보이나, 스타트 버튼이 따로 적용된 현대차 동급 모델의 버튼조작감이 아쉬움을 준다. 향후에는 테슬라처럼 시동 버튼 자체가 없어지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어 변화가 주목된다.
최신 전기차답게 초반 가속이 미끄러지듯 부드럽다. 액셀 페달에 살짝만 힘을 주어도 풍부한 힘이 느껴진다. 편안한 가속감을 바로 느낄 수 있다.작은 차는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했던 내연차량 시절의 단점이 없어지는 부분이다.


150kW와 283Nm의 힘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는 전륜에 장착되어 EV4를 이끈다. 전기차 치고 높은 출력과 토크는 아니지만 1800kg대의 전기차 중 가벼운 무게로 인해 전혀 부족함 없는 가속 능력이 매력이다.
사실 일반적인 국내 도로환경에서 더 이상의 힘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충분한 가속감이다. 드라이브 모드는 5가지다. 에코, 노멀, 스포츠, 마이드라이브, 스노우를선택할 수 있다.의외로 에코로 운행 시 액셀 반응이 상대적으로 무딘데 더 편하다고 느껴졌다.


내연차량의 감각과 가장 유사해서다. 처음 전기차를 모는 사람이라면 에코에서도 충분한 힘을 느낄 수 있다. 노멀은 액셀 반응이 좀 더 민감해진다.스포츠 모드는 오른발의 힘을 잘 컨트롤하지 않으면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반응이다.
하지만 액셀 반응과 달리 스포츠 모드로 선택해도 가속 자체는 거의 유사해에코나 노멀 사용빈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차종에 따라 스포츠 모드 사용시 스티어링 휠의 감도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EV4의 경우 스티어링 휠의 감도는 에코, 노멀과 큰 차이가 없다.


EV4의 가장 큰 장점은 맨홀과 방지턱을 지날 때 느껴졌다. 휠베이스가 길어서인지 승차감이 탁월했다. 시승차는 19인치의 큰 사이즈를 옵션으로 장착했지만 승차감이나긋나긋했다. 방지턱 또한 신경질적인 반응 없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며 지나갔다.


EV3와 같은 주파수 감응형 댐퍼와 전륜에 적용된 하이드로 부싱이 이런 탁월한 승차감을 만들어 낸것으로 보인다. 전자식 댐퍼도 적용되어 있지 않고4계절용 타이어에 차체 대비 큰 19인치 휠이지만 승차감은 준대형 세단이 부럽지 않았다.
EV3도 승차감에서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는데, EV4가 최저지상고가 더 낮은세단형 모델인 만큼 미세하나마 더 좋게 느껴졌다. 그만큼 EV4의 최대 장점으로 승차감을 꼽을 수 있겠다.


회생제동 모드는 0~3단계다. 왼쪽 패들을 길게 당기면 아이 페달모드로, 오른쪽 패들을 길게 당기면 오토 회생제동 모드로 진입한다. 회생제동 0단계는 내연차량의 타력 주행 느낌이다.


1~2단계는 가장 많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3단계는 아이페달 모드 처럼 감속량이 높아 자칫 동승자가 멀미를 할 수도 있다. 혼자 탄다면 아이페달도 편리하다. 강한 감속에 동승자는 멀미를 할 수 있으므로 동승자가 있다면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
시승을 통해 느낀EV4의 두 번째 장점은 전비다. 이미 1회 충전 주행거리 인증치를 통해 높은 효율을 예고했다. 테스트를 위한 나름의 가혹한 주행이었음에도 시승을 마치고 찍힌 전비는 평균 7km대였다.


최근 폭염 경보로 인해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날씨 조건이 열악했음에도 준수한 전비를 보여줬다. 봄가을효율을 목표로 운전한다면 더 높은 전비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롱레인지는 81.4kWh 배터리를 장착해 17인치 휠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533km를 인증 받았다. 봄처럼 기후 조건이 좋을 때라면 600km 이상 주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V4를 장시간 시승하며 느낀 장점 또 하나는편안함이 강조된 시트이다. 기자의 경우 상급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오닉6 AWD를 1년간 소유한 이력이 있다. 두 모델을 비교했을 때도 EV4의 시트가 확실힌 더 안락함을 주었다.


시트의 적용된 폼의 경도가 적재적소에 알맞게 배치돼장시간 운전을 해도 피로도가 낮았다. 거기에 최근 기아에서 만족도가 높은 메쉬 타입 헤드레스트 역시 머리의 굴곡을 편안하게 받쳐준다. 장시간 운전에도 목의 피로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메쉬 헤드레스트는 앞으로 현대차 그룹 차량에 모두 도입됐으면 하는 품목이다.
장시간 시승을 통해 EV4는 극대화된 컴포트 지향 차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트의 편안함은 물론, 가속 페달, 핸들링, 승차감 모든 것이 편안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초보부터 시니어까지차량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전자라면 최적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운전의 스포티한 감각, 운전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EV4의 무던한 감각이 아쉬울 수 있다. 최소한 GT 라인에서라도 조금 다른 운전 감각이나 변속, 사운드 효과 등차별화를 했으면 어떨까 한다.
또한 최신 기아 신차에서 공통으로 지적되는 5인치 공조 모니터는 역시 불만 사항이다. 무더운 날씨에 공조의 상태를 자주 확인하게 되었는데 스티어링 휠에 가려져 운전 중 정보 확인이 어려웠다.


공조 조작 버튼이 따로 달려 있어 적응하면 큰 문제는 아니지만 5인치 공조 모니터는 화려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아쉬움은 계속 남는다.


그럼에도 높은 전비, 동급을 넘어서는 시트, 편안한 운전 감각은 많은 소비자층을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 중으로 알려진 4륜 구동 GT 버전에선 보다 다이나믹한 운전의 즐거움이 느껴지길 기대한다.


한 줄 평


장 점- 뛰어난 승차감과 동급 최고의 시트..컴포트극대화전기차


단 점- 스포티함이 덜해 다소 심심한 운전감각..옵션을 넣다 보면 상급 모델이 보인다.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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