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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청소년들의 식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간편하고 자극적인 맛의 초가공식품이 일상화되면서, 음식이 원래 지니고 있던 '영양의 구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식품학에서는 이를 '식품 매트릭스'라고 부른다. 매트릭스란 영양소가 단순히 얼마나 들어 있는지가 아니라, 어떤 형태와 조합으로 존재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의미한다.
반대로, 가공 과정을 많이 거친 초가공식품에서는 이러한 매트릭스가 대부분 사라진다. 당과 나트륨, 인공 첨가물은 늘어나는 반면 원래 식품이 가진 영양 균형은 깨진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청소년이 즐겨 찾는 즉석섭취식품의 나트륨 함량은 평균 794mg에 달했고, 에너지음료 한 캔에는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권장량의 70%에 해당하는 당이 들어 있었다. 실제로 중·고등학생의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은 최근 10년 새 7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초가공식품 섭취 비중이 높을수록 비만·지방간·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커진다는 국내 연구도 보고됐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유와 같은 최소가공식품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 하루 한 번 이상 우유를 마시는 청소년은 5명 중 1명뿐이며, 15~18세의 칼슘 섭취 충족률도 60% 수준에 그친다. 영양섭취 부족률 역시 청소년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아 단순한 개인의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건강 격차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과제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