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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엄지손가락이 유난히 길면, 똑똑한 사람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 모든 종에서 엄지가 길수록 뇌도 더 컸다.
"이는 엄지와 뇌가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 과정에서 함께 발달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제시했다.
연구진은 "우리 조상들이 물체를 집고 조작하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그 기술을 처리할 수 있도록 뇌가 성장해야 했다"면서 "이러한 능력은 수백만 년에 걸친 뇌 진화를 통해 정교하게 다듬어졌다"고 전했다.
또한 현대 인류와 멸종된 인류 조상(네안데르탈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등)들을 포함하는 '호미닌(hominin)' 그룹은 다른 영장류보다 엄지손가락이 훨씬 길었다. 인간의 뇌 역시 비인간 영장류보다 훨씬 크다.
흥미로운 점은 엄지 길이와 함께 성장하는 뇌 부위가 기존 예상과 달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운동과 협응에 깊이 관여하는 소뇌(cerebellum)와의 연관성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인간 뇌의 절반을 차지하는 복잡한 층 구조의 신피질(neocortex)과 관련이 있었다. 신피질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뇌에서 가장 최근에 진화한 대뇌피질의 부분으로,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인지 및 의식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전두엽·두정엽·측두엽·후두엽 등 4개 부분으로 나뉘며 특히 의식적 사고, 감각 지각, 언어, 공간 추론, 운동 명령 생성 등 복잡한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에 대해 "영장류 전체에서 손의 정교한 움직임과 뇌 진화가 연결되어 있다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엄지 길이만으로 영장류의 다양한 조작 행동과 능력의 복잡성을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며 "엄지 길이는 일반적인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뇌 크기가 반드시 높은 지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큰 뇌는 행동, 인지, 운동 제어 등 다양한 요소를 담당하는 여러 뇌 영역의 증가를 의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