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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경마에도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세계무대가 존재한다. 말과 기수가 펼치는 질주는 단순한 승부를 넘어 국경을 초월한 교류의 장이 되고, 각 나라의 문화와 여가가 집약된 축제가 된다. 매년 세계 곳곳에서는 국가와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경마를 통해 한자리에 모이고, 경주로 위에서는 각국 기수와 경주마의 호흡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경마가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 주말마다 가족 단위로 경마장을 찾는 풍경이 자연스럽고, 젊은 세대부터 노년층까지 폭넓은 층이 경주를 즐긴다. 경마장은 일본 시민들의 여가와 생활이 함께하는 장소다. 그 중심에는 도쿄 경마장이 있다. 도쿄 경마장은 일본중앙경마회(JRA)를 대표하는 경마장으로, 1933년 도쿄 후추시에 개장했다. 총 수용 인원은 약 22만300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기네스 세계기록에도 등재되어 있다. 잔디주로와 모래주로를 동시에 갖춰 다양한 조건의 레이스를 소화할 수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전광판(가로 66m, 세로 11m)을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쿄 경마장은 매년 가을 세계 정상급 경주마들이 모이는 '재팬컵'의 개최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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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 더비는 그 자체로 미국인들의 축제다. 2분 내외로 결정되는 짧은 스포츠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경제 파급 효과가 약 4억달러(약 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미국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십만 명의 관중이 현장을 찾고, 수억 명이 중계방송을 시청한다. 관중들은 전통 칵테일인 민트 줄렙을 즐기며, 여성들은 화려한 드레스와 모자를 착용해 사교무대의 성격을 더한다. 미국의 경마는 하나의 스포츠 이벤트가 도시의 브랜드이자 문화적 자산이 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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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마는 샤틴과 해피 밸리 경마장의 서로 다른 매력에 더해, 경마 수익을 사회공헌과 공공 서비스에 재투자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 홍콩 자키클럽은 매년 수십억 홍콩달러 규모를 교육, 복지, 문화 프로젝트에 기부하며, 시민들 사이에서는 경마가 사회를 이롭게 하는 제도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런 해외 사례는 경마가 생활문화, 축제, 도시 레저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