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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원들, 정부에 간토학살 진상규명 요청…"학살 부정 못해"

기사입력 2025-08-30 13:44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야당 국회의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자행된 조선인 학살의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30일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에 따르면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검증하는 의원 모임'은 전날 아오키 가즈히코 관방 부장관 사무소를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에게 보내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 모임은 요청서에서 간토 학살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학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모임은 "조선인 등을 학살해 유죄 판결이 나온 사건이 여러 건 있고, 그중에는 판결문이 현존하는 사건도 있다"며 "적어도 간토대지진 이후 조선인이 복수의 일본인으로부터 학살됐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공문서관과 외교사료관, 지자체 등에 있는 자료를 확인해 내용을 검증하고 학살 사실을 정식으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모임 대표를 맡은 입헌민주당 히라오카 히데오 의원은 요청서 전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오키 부장관이 학살 사실을 확인할 기록이 없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되풀이해서 밝혔다고 전했다.

히라오카 의원은 "공생 사회를 구축하려면 재해가 발생했을 때 특정 민족을 대상으로 하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오후 도쿄에서 개최된 '조선인 학살 진상 규명 요구' 집회에서 그간 활동 내용을 설명했다.

이 집회에서는 간토 학살 관련 단행본 '지진과 학살 1923∼2024'를 펴낸 저널리스트 야스다 고이치 씨가 강연했다.

한편, 아사히는 이날 '지금이야말로 마주하는 자세를' 제하 사설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내달 1일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리는 간토 학살 조선인 추도식에 9년 연속으로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고이케 지사가 추도문 송부를 중지한 이후 역사적 사실에 의문을 나타내는 단체가 추도식 개최일에 모여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며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것은 정치의 책임"이라고 제언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일어났다. 지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라거나 '방화한다' 같은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이러한 헛소문으로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살해됐다.

psh59@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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