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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치매는 오랫동안 노년층의 질병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60대 초반에 발병하는 '젊은 치매'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약 90만명이다. 이 가운데 약 92%는 65세 이상으로 추정된다.
증가 요인은 조기 진단 증가, 치매 질환에 대한 인지도 향상, 생활 습관, 사회적 요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박정훈 센터장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흡연, 음주,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한 뇌혈관 및 대사질환 위험이 증가한 것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젊은 치매', 고령층보다 심각…'필름' 끊기면 10년 내 치매 위험 2~3배 높아
조발성 치매의 주요 원인은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전체 조발성 치매 원인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지며 일반적인 치매와 달리 두통, 근육 경련, 보행장애 등 증상이 동반되는 사례가 많다.
일반적으로 30대 전후에 발병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손상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으며 편두통과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을 주로 겪는다.
평균 40~60대에 많이 발병하는 전두측두엽 치매는 뇌의 전두엽·측두엽 퇴행으로 발병되며 성격 변화, 충동 조절 장애, 언어장애 등이 발생한다.
장기간 과도한 음주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되면 알코올성 치매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요 증상은 기억력·판단력 저하, 공격성 증가 등 성격 변화, 우울증 등이 있다. 이른바 술 마신 후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을 한 번 이상 경험했다면 10년 내 치매가 올 위험이 2~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발성 치매는 고령층 치매보다 더 심각하다.
직업 유지, 자녀 양육, 사회적 관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박정훈 센터장은 "직장·가정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연령대에 발병하면 일자리 상실로 가족 부양에 부담이 되는 동시에 장기간의 가족 간병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조발성 치매(특히 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엽 치매)는 고령층보다 진행이 더 빠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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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발성 치매는 조기 진단과 정확한 원인 규명이 중요하다.
손상된 뇌세포를 되살릴 수 없고 유전적 요인이 많아 현재로서는 완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약물과 운동, 인지 재활 치료, 금연·금주 등 생활 개선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예방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예방 3·3·3 수칙'을 권고하고 있다.
'운동·식사·독서'를 즐기고, '술·담배·뇌 손상'을 피하며, '건강검진·소통·조기 발견'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산, 댄스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주 5회 이상 실천하는 게 좋다.
운동량은 심박수가 올라가고 땀이 살짝 날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는 게 권장된다.
스쿼트, 플랭크, 아령 들기 등 근력 운동은 주 2~3회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은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개선에 좋다.
식단은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게 중요하다.
하루 기준으로 통곡물(현미, 귀리, 통밀빵 등)은 100g(종이컵 기준 3분의 2), 견과류(아몬드, 호두 등) 한 줌(약 30g), 콩류 및 식물성 단백질(두부, 렌틸 등) 100g, 채소 150g, 베리류(블루베리, 딸기 등) 종이컵 반 개, 올리브유 1테이블스푼 등을 매일 섭취하면 좋다. 백색육(닭고기, 오리고기 등)과 생선(연어, 고등어 등)은 주 2회 이상 먹는 게 권장된다.
가공육, 트랜스지방, 정제 탄수화물, 단 음료, 과자, 튀김류, 마가린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혈관 건강과 항산화 식단 유지"라며 "너무 극단적으로 제한하거나 특정 식품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훈 센터장은 "독서, 악기, 외국어 학습 등 새로운 학습을 지속해 뇌 자극 활동을 늘리고 사회적 교류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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