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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을이 시작됨과 동시에 독감 예방 접종이 실시됐다.
◇독감과 감기의 증상 차이는?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감기와 다르다.
또한 독감은 평균 38도 이상의 고열, 두통, 근육통, 오한 등 전신 증상이 심하고 감기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 미열 등 국소 증상이 주를 이룬다.
독감은 일반적으로 치료와 관리를 통해 회복되지만 일부 경우엔 폐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으며 치명적인 패혈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 영유아, 임산부, 만성 폐질환·심장 질환 등 기저질환자, 당뇨병과 같은 면역 기능 저하 환자 등은 예방 접종이 강력 권고된다.
국내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독감 및 합병증으로 매년 평균 200~25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파가 겹쳤던 2018년에는 700명 이상까지 치솟았다. 전체 독감 환자의 사망률은 0.03~0.08% 수준으로 낮지만 80세 이상에서는 1.9%~2.9%로 급격히 상승해 주의가 필요하다.
◇9~10월 예방 접종이 효과적…70~90% '방어' 가능
독감은 주로 10월 말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유행한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2~4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9~10월에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문성진 과장은 "늦어도 11월까지는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며 "백신 효과는 약 6개월 정도 지속되므로 9월에 접종하면 겨울철 유행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예방 접종으로 70~90%의 독감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은 입원 위험을 50~60%, 사망 위험을 약 80%까지 줄일 수 있다.
예방 접종은 크게 3가 백신과 4가 백신으로 나뉜다.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수가 3가지 또는 4가지이냐의 차이다. 3개 부대의 적군이 공격해 오느냐, 4개 부대냐의 예로 이해하면 쉽다.
다만 이번 국가예방 접종은 기존 4가 백신에서 3가 백신으로 전환해 시행된다. 'B형 야마가타(Yamagata) 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개인위생 지키고 충분한 수분 섭취 등 중요
예방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하다. 가장 흔한 것은 접종 부위의 통증, 발적, 부종이며 미열이나 두통, 근육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문성진 과장은 "이 증상들의 경우 보통 1~2일 내에 사라진다. 매우 드물지만 알레르기 반응(두드러기,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감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고, 기침할 때는 옷소매나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는 등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습기로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며, 7시간 정도 숙면을 취해야 한다.
적정량의 수분 섭취도 필요하다.
성인(체중 60~70㎏) 기준 하루 총 수분 섭취량(음식 포함)은 약 1.5~2ℓ다. 순수 물만 따지면 1~1.5ℓ정도다.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인체 방어막'인 면역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하루 기준으로 보리, 현미, 콩 등 통곡물은 250~300g(종이컵 기준 약 1.5~2개), 야채 300~500g, 과일 200~300g, 견과류 한 줌(20~30g), 요구르트 200㎖ 등이 권장되며 생선은 한 번에 80~100g, 주 2회 정도 섭취하는 게 좋다.
운동은 주 3~5회, 30분 이상 꾸준히 걷기나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독감 백신 오해와 진실
-독감 백신 맞아도 독감에 걸린다? '○'
백신은 접종 당시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 독감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훨씬 가벼워지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크게 낮아진다.
-한 번 맞으면 평생 면역이 된다? 'X'
독감 바이러스는 매년 변이가 일어나고, 백신의 면역 효과는 평균 6개월 정도만 지속된다.
-독감에 걸린 후에는 백신을 안 맞아도 된다? 'X'
독감에 걸렸다고 해서 다른 유형의 독감(A형, B형 등)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완치 후에도 다음 독감 유행에 대비해 접종하는 것이 좋다.
-감기약 오래 먹으면 독감도 나을 수 있다? 'X'
감기약은 독감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다. 콧물, 기침, 발열 등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뿐, 독감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독감은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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