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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십자인대 재건 시 최소침습 6가닥 힘줄 이식술 효과 국내 최초 입증

기사입력 2025-09-24 12:16


전방십자인대 재건 시 최소침습 6가닥 힘줄 이식술 효과 국내 최초 입증
자료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한림대의료원)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스포츠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도 증가해 주의해야 한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에서 가장 흔하게 손상되는 인대 중 하나로 농구, 축구, 스키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하게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연간 4만명 이상의 전방십자인대 파열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스포츠활동의 증가로 수가 늘고 있다.

전방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표준치료는 경골과 대퇴골에 터널을 뚫은 뒤 허벅지 뒤쪽의 햄스트링 힘줄 4가닥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아시아인은 햄스트링 힘줄의 직경이 짧은 경우가 많아, 이식된 힘줄이 가늘어지며 무릎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전방십자인대 파열 시 최소침습을 적용한 6가닥의 힘줄 이식술을 시행하면 기존 수술법보다 무릎의 기능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서영진 교수는 관절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방식으로 6가닥을 힘줄 이식하는 수술법과 전통적인 4가닥 힘줄 이식법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서 교수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4가닥 힘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73명과, 2022년 9월부터 2024년 2월까지 기존 수술법에 2가닥을 더해 6가닥 힘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30명을 평균 2년 이상 추적관찰했다. 특히 두 그룹 중 성별·연령·체질량지수·반월상연골 손상 여부 등 특성이 유사한 환자들을 짝지어 비교하는 방법으로 선택 편향을 최소화했고, 최종적으로 29건의 비교대상을 선정했다.

분석 결과 6가닥 힘줄 이식 그룹은 기존 수술법 그룹보다 수술 후 이식된 힘줄이 더 두껍게 유지되고, 무릎의 기능과 안정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가닥 힘줄 이식 그룹은 이식된 힘줄의 직경이 평균 9.5㎜로, 기존 수술법 그룹 7.8㎜보다 유의미하게 두꺼웠다.

무릎 기능 점수도 차이가 뚜렷했다. 무릎 기능을 평가하는 Lysholm 점수(무릎기능 지수, 0~100점, 높을수록 우수)는 82.2점 대 75.6점으로, WOMAC 지수(무릎기능장애 평가지수, 0~96점, 높을수록 기능장애가 심함)는 8점 대 12.9점으로 6가닥 힘줄 이식 그룹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의 불안정성 비교에서는 6가닥 힘줄 이식 그룹은 수술 후 무릎이 전방으로 이완되는 폭이 1.6㎜로 4가닥 힘줄 이식 그룹 2.5㎜에 비해 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 이식된 힘줄의 직경이 클수록 무릎의 전방 이완이 감소하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서영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에서 최소침습 방식의 6가닥 힘줄 이식법이 기존 수술법보다 더 두꺼운 힘줄을 유지하여 수술 후 무릎의 기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음을 국내 최초로 비교분석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상당수의 아시아인 환자가 기존의 4가닥 햄스트링 이식법으로 이식된 힘줄의 충분한 직경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방식으로 한계를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수술법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약 90%는 접촉사고가 아닌 갑작스러운 정지, 무릎의 뒤틀림, 잘못된 착지 등의 동작에서 발생하고, 손상 직후 무릎에는 심한 통증과 부종, 불안정성을 느낀다"며 "전방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될 경우 자연치유는 어렵고 2차적인 손상도 생길 수 있으므로 이러한 증상이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환자에서 최소침습 6가닥 햄스트링 자가이식 재건술의 임상적 결과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SCIE급 국제저널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또한 서영진 교수는 최근 전방십자인대와 전외측인대를 함께 재건할 때 터널 방향을 조정하면 터널 간 충돌을 최소화해 수술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시 전외측인대를 함께 재건하면 무릎의 회전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전외측인대를 재건할 때 대퇴골 터널의 방향이 적절하지 않으면,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의 터널과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CT 스캔에서 얻은 영상을 의료 영상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3차원 무릎 모델을 제작한 뒤, 대퇴골 터널이 겹치는 부위를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해 최적의 터널 방향을 도출했다. 이후 기존 수술법을 시행한 환자군과 터널 방향을 조정해 수술을 받은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조정된 수술법을 받은 그룹에서 터널 충돌률은 22회에서 2회로 약 91% 줄었고, 충돌량도 92.2에서 1.2로 줄어 약 99% 감소했다.

이 논문은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에서 전외측인대 동반 재건 시 대퇴골 터널 방향의 적정성 및 임상결과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SCIE급 국제저널인 'Orthopaedic Journal of Sports Medicine' 9월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전방십자인대 재건 시 최소침습 6가닥 힘줄 이식술 효과 국내 최초 입증
서영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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