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배우자 만나려고"…중추절 달빛 아래 '채소 훔치기' 유행

기사입력 2025-10-01 15:38


"이상적인 배우자 만나려고"…중추절 달빛 아래 '채소 훔치기' 유행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추절(추석)을 앞두고 대만에서 미혼 여성들이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이웃의 채소밭에 몰래 들어가 채소를 훔치는 전통이 다시 유행하고 있어 화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채소 훔쳐 신랑 얻기'로 알려진 이 풍습은 중추절 밤에 이루어진다. 이날 밤 아름답게 단장한 미혼 여성들은 달빛 아래 몰래 이웃의 채소밭에 들어가 파나 채소를 몰래 따는 방식이다. 이는 결혼과 다산에 대한 지역 신앙과 깊은 관련이 있다.

대만 속담에는 '파를 훔치면 좋은 남편을 얻고, 채소를 훔치면 좋은 사위를 얻는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가 없는 기혼 여성의 경우, 파 대신 멜론을 훔쳐 통통하고 건강한 아이 임신을 기원한다.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풍습이 있다.

소수민족 중 하나인 둥족(동족)은 중추절을 '달빛 채소 훔치기'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기념한다.

둥족은 주로 구이저우 동부, 후난 서부, 광시 북부에 거주하며 인구는 약 350만 명에 달한다.

후난 지역 둥족 마을에서는 중추절 밤, 미혼 여성들이 꽃 우산을 들고 몰래 마음에 둔 남성의 채소밭에 들어가 '달빛 채소'라 불리는 납작한 콩을 훔친다. 이 콩은 선녀들이 뿌린 이슬을 머금은 작물로 여겨져, 그 열매를 통해 복을 얻는다고 믿는 것이다.


특히 둥족 여성들은 쌍으로 자란 콩을 찾는데, 이는 행복하고 조화로운 사랑을 상징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단순히 몰래 훔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큰 소리로 "야, 네 채소 내가 따갔어! 우리 집에 와서 차를 마셔!"라고 외친다는 것이다. 채소밭 주인이 이를 듣고 꾸짖으면, 그 자체가 길조로 여겨진다.

또한 훔친 채소는 반드시 야외에서 즉시 조리해 먹어야 하며, 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금기다.

반대로 둥족의 미혼 남성들도 행복과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중추절 밤에 '호박 훔치기'에 나선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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