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예산 2배로 늘었는데 소나무재선충병 4배로 증가

기사입력 2025-10-23 09:01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을 막기 위한 예산이 2배로 늘었지만, 되레 재선충병은 4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산림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선충병 방제예산은 2022년 504억원에서 2025년 1천8억원으로 2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재선충병 피해를 본 소나무는 38만 그루에서 149만 그루로 4배 가까이 폭증했다.

조 의원은 예산을 두배로 늘리고도 재선충과의 전쟁에서 완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감염 목만 제거하는 '점(点) 단위' 사후 처리에 머물고, 방제 기간도 9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로 돼 있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면서 "스페인은 발병지 반경 20km를 '면(面) 단위' 방어선으로 설정, 감염 확인 후 '1달 내 신속 제거'를 원칙으로 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올해 산림청 연구개발 예산 1천408억원 중, 재선충병에 내성이 있는 '저항성 품종 개발' 예산은 2억8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산림청의 안일한 대응과 '베어내기'식 임시방편으로는 소나무를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즉각 총리 직속 범정부 재선충병 위기 대응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스페인식 선제적 방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저항성 품종 개발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osh9981@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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