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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고졸 청년이 고교 졸업 후 3개월 이내에 취업하지 못하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 위원이 2021년 2월 고등학교 졸업 후 18개월간 대학에 진학한 적이 없는 792명을 분석한 결과 66.2%는 고교 졸업 직전부터 졸업 후 약 3개월 사이에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 상용직 ▲ 4대 보험 가입 ▲ 중위 임금 60%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춘 '괜찮은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전체 취업자의 35.5%에 불과했다.
고졸 청년 3명 중 1명은 졸업 후 1년 반이 될 때까지 취업하지 못했으며, 3분의 2는 안정성이 보장되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는 의미다.
고교 졸업 후 18개월이 지나면 취업률은 급감했고 특히 괜찮은 일자리를 얻는 비율은 더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청년이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할 확률은 졸업 전에는 약 4.27%, 졸업 직후엔 4.92%였다가 졸업 후 4개월에는 2.39%로 하락했고 그 이후에는 1% 안팎을 기록했다.
금 위원은 "고등학교 재학 중 진로와 취업 관련 경험이 괜찮은 일자리를 얻는 데 직접적이고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졸업 후 스펙을 쌓은 후 취업하겠다는 전략이 잘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금 위원은 고졸 청년들이 괜찮은 일자리를 얻는 비율이 적은 것과 관련해선 "고졸 청년이 얻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수가 제한돼 있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더해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할 만큼 충분히 준비된 청년들의 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졸 청년들이 졸업 전이나 직후 좋은 일자리를 구하도록 해 이들이 향후 미취업 상태나 저임금·비숙련 일자리로 향하게 될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 고등학교 입학 초기부터 진로 교육 강화 ▲ 진학·취업 준비 학생 '투 트랙' 지원 ▲ 취업 희망 학생 대상 실무·취업 역량 강화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 위원은 또 "학교의 커리큘럼이 노동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노동 시장이 요구하는 진로 교육을 하기 위해 교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연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희현 선임연구위원이 '중·고등학생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이 위원은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인 '유데모니아' 관점에서 중고생 1천167명을 분석, 이들 중 28.7%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조사 대상을 자기실현 추구형, 평균 집단형, 내재가치 상실형, 심리적 불만족형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조사 대상 중 심리·사회적 욕구 경험과 만족도가 낮은 내재가치 상실형(10.5%)과 부정 정서가 높고 심리·사회적 욕구 경험과 만족도도 낮은 심리적 불만족형(18.2%)은 총 28.7%로 조사됐다.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여기는 자기실현 추구형은 17.6%에 불과했다.
또 가정의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희망 직업이 명확할수록 행복한 경우가 많았고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대체로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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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