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잡고, 해충 잡고' 농진청, 감귤 부산물 재활용 다각화

기사입력 2025-11-06 14:32

[농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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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출수 활용 악취 저감제·해충 유인제 제작…껍질은 토양 개량제로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감귤즙을 짠 뒤 폐기물로 버려지던 감귤 부산물이 친환경 농업 자재로 재탄생했다.

농촌진흥청은 감귤 부산물을 악취 저감제, 해충 유인제, 토양 개량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 순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감귤 생산량의 10% 정도(2024년 기준 4만t가량)의 감귤 부산물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폐기하거나 축산 농가용 사료로 단순 활용돼 왔다.

농진청 연구진은 산업체, 대학 등과 함께 감귤 부산물 활용 다각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했다.

악취 저감제는 감귤 부산물 침출수(탈리액)를 살균·중화한 뒤 유산균, 고초균, 효모 등 유용 미생물을 배양해 제조한다.

악취 저감제를 양돈 분뇨 저장조 2곳에 투입한 결과 주요 악취 성분인 암모니아와 황화수소가 각각 91%, 99%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분뇨 악취를 제거한 액비는 분뇨 처리업체에서 저렴하게 수거해 2천마리 규모 양돈 농가 기준 연 소득 3천700만원의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친환경 해충 유인제는 감귤즙을 짜는 과정에서 나오는 '리모넨' 성분을 이용해 만든다. 이 유인제는 고구마, 인삼, 배의 잎과 뿌리에 피해를 주는 큰검정풍뎅이 암컷 유인에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감귤 부산물의 리모넨을 활용하면 시중에 판매되는 리모넨을 직접 구매해 유인제를 만들 때보다 비용을 70% 절감할 수 있다.

토양 개량재는 고체 형태인 껍질과 펄프를 원료로 만들었다. 땅심을 기르는 이 자재는 질소·탄소 비율과 인·칼륨 등 영양분 함량, 배합 물질을 조절해 작물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흙에 섞어주면 기존 토양 자재(펄라이트, 바크 등)보다 물을 머금는 능력(보수성)이 50% 이상 향상돼 식물의 수분 스트레스를 약 90% 줄일 수 있다.

농진청은 앞으로 감귤 부산물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환경성 평가를 추진해 감귤 폐기물 활용 법령 개정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직무대리는 "감귤 부산물을 활용한 자원순환 기술은 폐기 비용 절감뿐 아니라 악취 저감, 해충 관리, 토양 개량 등 다각적 효과를 통해 농가소득 향상과 농업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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