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A등급' 유지…간리 "탄핵 관련 독립성 지켜야"(종합2보)

기사입력 2025-11-06 15:39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12.3 내란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1.5 utzza@yna.co.kr
불명예 피했지만 '뼈 있는' 지적받아…간리, 성소수자 인권도 강조

인권위 "상황 무겁게 받아들여…A등급 걸맞은 활동 펼 것"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이율립 기자 =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간리)이 특별심사 끝에 국가인권위원회의 평가 등급을 'A'로 유지했다. 간리는 다만, 인권위에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높은 수준의 독립성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6일 인권위에 따르면 간리 승인소위원회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6차 간리 승인소위원회 회의' 결과 인권위의 기존 A 등급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이날 인권위에 통지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등급이 하향되는 불명예는 피하게 됐다. 118개국 국가인권기구의 연합체인 간리는 5년마다 각국에 A 또는 B등급을 부여한다. 현재 A등급은 한국 인권위를 포함한 91곳, B등급은 27곳이다. 인권위는 출범 이후 A등급을 유지해왔으나 현병철 위원장 시절인 2014∼2016년 '등급보류'를 받은 바 있다.

간리는 다만, 인권위에 보낸 '권고사항 보고서'를 통해 '뼈 있는' 지적을 내놨다.

특히 "헌정 위기와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높은 수준의 경계와 독립성을 유지하며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인권, 민주주의 원칙, 법치주의를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인권위가 탄핵 국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안건을 가결하는 등 12·3 계엄을 비호했다는 진보성향 단체들의 주장을 염두에 둔 요구로 풀이된다.

간리는 인권위에 성소수자 인권과 표현의 자유 등을 국제 인권 기준에 맞게 증진하라고도 권고했는데, 역시 안 위원장을 둘러싼 동성애·여성 차별 논란 등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간리는 또 직원 보호 조치 강화, 위원-직원 갈등 해결, 현재의 결원에 대한 신속한 해결 등도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번 결정에 대해 "여러 제3자 의견 제출로 특별심사에 이르게 된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권고사항과 답변 과정에서 제시한 제도 개선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며 A등급 국가인권기구에 걸맞은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애초 2026년 간리의 정기 등급 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0월 국내 시민단체 200여곳이 '안창호 인권위'의 편향성 등을 주장하며 간리에 특별심사를 요청했다.

이후 인권위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권고안을 가결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간리는 지난 3월 특별심사를 결정한 바 있다.

2yulrip@yna.co.kr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