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의 진인가' 충격 미스터리, 115억 받았던 276홈런 거포는 왜 FA 신청을 포기했나

최종수정 2025-11-08 14:46

'배수의 진인가' 충격 미스터리, 115억 받았던 276홈런 거포는 왜 …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김재환이 안타를 날린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30/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통산 276홈런 거포, 왜 FA 신청 포기했나.

생각지도 못한 선택이다. 두산 베어스 홈런 타자 김재환이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KBO는 8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했다. KBO는 총 30명의 FA 자격 선수를 공시하고 이틀 동안 신청을 받았는데, 총 21명의 선수가 FA 신청을 했다. 박찬호, 강백호, 김현수 등 대어로 예상되는 선수들은 예상대로 FA가 됐다.

눈에 띄는 건 미신청 선수 중 김재환이 있다는 것. 미 신청 선수 면면을 보면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했거나 FA 선언을 해봤자 협상에서 득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김재환은 의외다.

김재환은 베어스 구단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6년 37홈런을 터뜨리며 잠재력을 대폭발시키더니 2017년 35홈런, 2018년 44홈런을 터뜨리며 정점을 찍었다. 2020년 30홈런, 2021년 27홈런을 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임을 생각하면 엄청난 홈런 수치.


'배수의 진인가' 충격 미스터리, 115억 받았던 276홈런 거포는 왜 …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 5회말 1사 1,3루 두산 김재환이 3점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5/
그 보상을 제대로 받았었다. 2022 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115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다. 2023 시즌 10홈런 극도로 부진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강정호에게 특별 과외를 받고 타격폼을 바꾸는 등 애를 써 29홈런으로 부활했지만, 올해 또 타율 2할4푼1리 13홈런으로 침묵하다시피 했다.

그래도 여전히 한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 잠실이 아닌 다른 구장으로 가면 장타력이 유지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홈런이 잘 나오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삼성 라이온즈에 김재환이 있다고 생각하면 투수가 받는 압박감이 또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FA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일까. 일단 자신의 현 기량과 시장 상황을 냉철히 보고 내린 결정으로 해석해야할 상황이다. 은퇴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배수의 진인가' 충격 미스터리, 115억 받았던 276홈런 거포는 왜 …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 5회말 1사 1,3루 두산 김재환이 3점홈런을 치고 박지훈, 케이브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5/

일단 FA 재수 전략이 있다. 작년 29홈런의 기억이 있다. 올시즌 부진했지만, 내년 다시 부활해 20개 이상의 홈런을 치면 115억원 같은 초대형 계약은 아니더라도, 올해보다 나은 분위기에서 FA 선언을 할 수 있다.

두산에 대한 충정심도 보여줄 수 있다. 좋지 않은 성적인데도 FA 선언하며 상황을 어지럽게 하지 않고, 그동안 자신을 인정해준 팀에 남아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B등급으로 보상이 있는 상황에서 'FA 미아'가 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고 일단은 두산에 잔류하는 걸 최우선 방침으로 세웠다면 FA 미신청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최근에는 비FA 다년계약도 있기에 FA 자격에 그리 목을 맬 필요가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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