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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호' 없어 공모·연임 절차 모두 멈춘 상태
1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NST는 2일 개최하는 이사회에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원장 선임 관련 안건을 올리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NST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해 4월 이진용 원장 임기가 끝났지만, 한 차례 원장 공모 부결에 이어 후보자 3배수를 재선정하고도 인선 소식이 없다.
연임 없이 출연연 원장이 4년 7개월 이상 재임한 것으로 역대 가장 긴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관평가에서 우수를 받아 연임 심사 대상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국가녹색기술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임 관련 논의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협 녹색연 소장 임기는 지난 11월 끝났고,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과 방승찬 ETRI 원장 임기도 이달 13일 마무리되는 만큼 이들이 임기를 넘기는 게 확실시된다.
통상 공모 절차에 3개월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김남균 한국전기연구원 원장과 3월 예정인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 원장도 임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서 과기출연연에 대해 늑장 선임 방지를 위해 기관장 임기만료 3개월 전 공모를 시작해야 한다는 법을 제정했지만, 기관평가를 받아 연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제도와 충돌하면서 무색해진 상황이다.
NST 관계자는 "선임을 시작하고 싶어도 '신호'가 없어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기초과학연구원(IBS) 등 주요 기관도 기관장 공백에 속을 끓이고 있다. 두 기관은 전임 임기 종료 전 새 수장을 찾지 못한 전례가 없다.
IBS는 노도영 전 원장이 5년 임기를 마무리하고도 1년을 넘기면서 원소속기관인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휴직 연한인 6년을 채우는 바람에 결국 지난 21일 퇴임하고 GIST로 돌아갔다.
KAIST도 이광형 총장 임기가 지난 2월 끝났지만, 총장 후보 3배수 선임이 지난 4월 완료됐음에도 8개월 지난 이달 13일 열리는 이사회에도 총장 선임 안건이 오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부설 한국뇌연구원도 지난해 12월 서판길 원장 임기가 끝났지만, 선임이 1년째 지연되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 관련 최상위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도 지난 9월 1일 최양희 전 부의장 임기 종료 후 공석이다.
과기자문회의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출범으로 자문회의 심의 성격의 안건들이 대거 이동하며 존재감조차 희미해진 양상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문애리 이사장 임기도 지난달 7일 마무리됐지만 후임 선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한국원자력안전재단 김제남 이사장도 임기가 지난 2월 마무리됐지만 10개월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기관장 인사 검증 등을 담당하는 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 고위 관계자 인선을 우선하면서 정작 기관장 인선은 뒷순위로 밀리고 있단 볼멘소리가 나온다.
과기계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는 과학기술 분야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기관장 선발에 자율은 없다"며 "정부가 과기계에 무관심하거나 아는 사람이 없어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shjo@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