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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겨울철 한파와 폭설이 이어지면서 60~80대 노년층 낙상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낙상 사고 시 가장 흔히 다치는 부위는 손목이다. 넘어질 때 본능적으로 손을 짚게 되면서 손목에 충격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부기가 지속되고 통증이 심해 손목을 움직이기 어렵다면 골절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부목이나 책 등 단단한 물체로 손목을 고정한 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부상은 고관절 골절이다. 고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이 만나는 관절로,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핵심 부위다. 일상적인 보행만으로도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에 뼈가 약해진 고령자나 골다공증 환자는 가벼운 낙상에도 쉽게 골절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보행이 어려워지고, 골절된 다리가 짧아지거나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장기간 침상 생활이 불가피해지면서 폐렴, 욕창, 혈전증 등 각종 합병증 위험도 증가한다. 실제로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로 보고돼 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1년 내 사망률은 25%, 2년 내에는 7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치료는 골절 형태와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금속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내고정술이 주로 시행되며, 골절 위치와 양상에 따라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기도 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빠른 수술이 예후를 좌우한다"며 "골절 발생 후 24~48시간 이내 수술이 이뤄질수록 합병증을 줄이고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술 이후에도 재활과 회복 과정은 쉽지 않다.
고관절 골절을 겪은 환자 중 상당수는 이전과 같은 활동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렵고, 재골절 위험도 크게 높아진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이나 고령 환자는 골밀도 감소로 추가 골절 위험이 더욱 크다. 이 때문에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 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등 적극적인 뼈 건강 관리가 필수적이다.
◇고령층 낙상 사고 70% '실내'에서 발생…생활 환경 점검 필수
낙상 사고의 상당수는 외부가 아닌 집 안에서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고령층 낙상 사고의 60~70%가 실내에서 일어난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근육이 경직되고 외출이 줄어들면서 욕실의 젖은 바닥, 현관 문턱, 장판이나 카펫 경계, 침대나 소파에서의 낙상이 잦아진다.
전문가들은 실내 환경 점검이 낙상 예방의 출발점이라고 조언한다. 욕실과 현관에는 미끄럼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문턱과 바닥의 높낮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야간 조명을 충분히 확보하고, 실내에서도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나 양말을 착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외출 시에는 빙판길과 블랙아이스 구간을 피하고,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습관을 피하고, 균형을 잡기 쉬운 장갑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상현 교수는 "겨울철 노인 낙상은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며 "작은 환경 개선과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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