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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두고 무력 충돌할 경우 호주 서부의 해군 기지가 미군 핵 추진 잠수함의 핵심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대(對)중국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호주 서부의 'HMAS 스털링' 호주 해군 기지에 최대 4척의 핵잠수함을 순환 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호주 기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략적 보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군 입장에서는 대중국 분쟁 발생 시 핵심 전력인 핵잠수함을 전장에서 비교적 가까이 배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황이 악화할 경우 미군의 피신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크다.
현재 미국은 괌에 핵잠수함을 배치하고 있지만, 중국과 전쟁이 실제로 벌어지면 개전 초기에 중국의 미사일 파상공세로 괌의 군사 시설이 무력화할 우려가 제기돼왔다.
반면 서호주에 있는 스털링 기지는 중국 본토로부터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 주요 분쟁 지역과의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잠수함 부대를 지휘하는 링컨 라이프스테크 해군 준장은 최근 이 기지를 방문해 "교전 중 함정이 손상되면 (수리 후) 최대한 빨리 전장으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호주의 지리적 이점은 괌이나 하와이 진주만의 기능을 보완해 미 해군의 대응 속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정부는 이 기지에 약 56억 달러(약 8조2천억원)를 투자해 훈련 센터와 주거 시설, 잠수함 부두,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등을 정비하고 있다. 기지 인근 헨더슨 지역에는 약 84억 달러(약 12조3천억원) 규모의 조선·정비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호주는 자국 영토에 외국 군사기지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의 핵잠수함 배치는 공식적으로는 '순환 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의 군 인력 약 1천200명이 이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장기 주둔에 가깝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털링 기지와 관련한 과제도 적지 않다.
핵 추진 잠수함 운용 경험이 없는 호주가 2030년대 초반까지 고난도의 정비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WSJ은 지적했다. 또한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대한 지역 주민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치적 논란도 거세다. 호주 녹색당의 소피 맥닐 주의원은 "아름다운 해안 마을이 거대한 미국 해군 기지가 되고 있다"며 안보 리스크 증가를 경고했다.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는 "호주에 미국 잠수함 기지를 두고 정작 우리 잠수함이 없다면 국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오커스 협정은 호주의 주권을 거대하게 희생시킨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찬성 측은 이 기지가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호주가 자체 핵잠수함을 확보하기 전까지 중요한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이크 그린 시드니대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전략적·작전적 측면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는 완벽한 선택"이라며 "중국의 미사일 사정권에서 먼 이곳이 실제 전쟁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ksw08@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