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광고 닫기

"경기 끝나고 연락 오겄네" 아들 절친 후배 김백산 데뷔전이 하필… '승부사' 이호준 감독의 얄궂은 운명 "공 좋아, 먹힐 수도"

김백산.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김백산.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큰 아들 절친 후배의 1군 데뷔전. 하필 NC 다이노스전이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김백산(23)의 데뷔전을 앞둔 2일 창원NC파크.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의 마음은 살짝 애매하다.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르는 상대 투수의 기를 초반부터 철저히 눌러야 하는 수장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가 장남의 절친한 후배이자 집에도 수시로 찾아오던 '아들 같은 녀석'이기 때문이다.

이호준 감독은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상대 선발 김백산에 대한 특별한 인연을 털어놓았다. 삼성은 팔꿈치 부종으로 이탈한 장찬희를 대신해 육성선수 출신 우완 김백산을 이날 깜짝 선발로 예고한 상황.

NC 야수들에게 낯 선 이 투수. 이호준 감독에게는 무척이나 익숙한 얼굴이다. 이 감독의 큰 아들 이동훈의 강릉고 1년 후배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봤다. (김)백산이가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온다. 얼마 전에도 큰아들 휴가 나올 때 맞춰서 집에 놀러 왔었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 KIA의 경기. 인터뷰하고 있는 NC 이호준 감독.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30/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 KIA의 경기. 인터뷰하고 있는 NC 이호준 감독.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30/

사석에서는 여전히 '감독님'이 아닌 '아버님'으로 통한다. 이 감독은 "지금도 나한테 아버님, 아버님 그런다. 예전에 내가 LG 트윈스 코치로 서울에 있을 때도 집에 놀러 와서 자고 가곤 했다. 맨날 둘이 방에서 컴퓨터를 하는지 뭘 하는지 방 밖으로 나오지를 않더라"며 오랜 추억을 떠올리며 웃었다.

고교 시절 지명을 받지 못해 부산과학기술대를 거쳐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힘겨운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 감독 역시 김백산의 1군 데뷔가 대견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애들은 몰라도 나는 백산이를 잘 안다. 오늘 경기 끝나면 우리 아들이랑 막 문자를 주고받을 것 같다. 결과에 따라 백산이가 '아버님 너무하십니다'라고 할지도 모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야구장 안에서는 철저한 꺾어야 할 적이다. 이호준 감독은 사적인 친분을 잠시 접어두고 냉정하게 김백산을 분석했다. 전력 분석원 못지않게 상대 투수로서 장단점을 꿰뚫고 있었다.

이 감독은 "구위가 좋다. 볼 끝의 수직 무브먼트가 워낙 좋아서 타자들이 오히려 치기 힘들 수도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 타자들이 타격 포인트를 빨리 잡지 못하면 (공에) 먹히는 현상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경계했다.

"경기 끝나고 연락 오겄네" 아들 절친 후배 김백산 데뷔전이 하필… '승부사' 이호준 감독의 얄궂은 운명 "공 좋아, 먹힐 수도"

대비책도 세밀하게 세워놨다. NC 코칭스태프는 퓨처스리그를 폭격하고 온 김백산의 투구 영상을 유심히 살폈다. 이 감독은 "이번에 데뷔전을 치르니까 영상을 일부러 찾아봤다. 퓨처스 중계에서 던지는 걸 봤는데, 마침 우리 (신)재인이가 상대를 해봤고 안타도 쳤더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김백산 맞춤형' 라인업 수정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원래 이날 최정원을 2루수, 박민우를 1루수로 선발 배치하려 했으나, 김백산에게 강했던 신재인을 9번 1루수로 전격 배치한 수정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이 감독은 "민우도 1루나 2루나 의미가 비슷하다고 해서 백산이 공을 쳐본 (김)재인이를 선발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자식 같은 후배의 꿈의 데뷔전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승리를 위해 타순을 조정하는 냉철한 승부사. 얄궂은 인연으로 얽힌 이호준 감독과 삼성의 새로운 파이어볼러 김백산의 창원 맞대결 스토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