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연속성 높을수록 사망·심뇌혈관질환 감소…의료비 부담도 낮아"

기사입력 2026-03-10 18:21


"진료 연속성 높을수록 사망·심뇌혈관질환 감소…의료비 부담도 낮아"
자료사진 출처=픽사베이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이 유익한 결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심재용 교수 연구팀은 진료의 연속성이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에서 의료비용 지출, 심혈관질환 발생률, 사망 위험도를 모두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서 의료 이용 횟수보다 특정 의료기관과의 '지속적인 진료 관계'가 환자의 건강 결과와 의료비 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 및 대사질환 분야 국제학술지 '영양, 대사 및 심혈관 질환(Nutrition, Metabolism & Cardiometabolic Diseases)' 최신호에 게재됐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두 질환 모두 오랜 기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실제 의료 이용은 여러 의료기관을 오가며 단편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외래 진료 횟수와 입원 일수가 타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지만, 만성질환 조절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은 이유도 이러한 의료 이용 구조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강희택 교수 연구팀은 환자가 같은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에게 꾸준히 진료받는 정도를 의미하는 '진료 연속성'을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한 지표로 보고, 실제 건강 결과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60세 이상 고혈압 환자 1만 4246명과 당뇨병 환자 9382명을 평균 약 16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환자가 같은 의료기관에서 꾸준히 진료받는 횟수 등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고혈압 환자에서는 진료 연속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입원 횟수가 남녀 모두에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환자에서는 응급실 방문도 감소했다. 또한 고혈압 치료와 관련된 전체 의료비와 방문당 의료비, 연간 의료비 모두 진료 연속성이 높은 환자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진료 연속성이 가장 높은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남성에서는 약 34%, 여성에서는 약 30% 낮았다.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 같은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진료 연속성이 높은 환자일수록 외래 방문 횟수와 입원 횟수, 연간 의료비가 모두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같은 의료기관에서 지속해서 진료받은 환자 그룹에서 전체 의료비와 연간 의료비가 가장 낮았다.

건강 결과에서도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진료 연속성이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에 비해 사망 위험이 남성에서는 약 19%, 여성에서는 약 18% 낮았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나이, 체질량지수,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과 음주 같은 생활습관, 소득 수준, 동반 질환 등을 함께 고려해 분석한 이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만성질환 환자에서 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꾸준히 진료를 받는 것이 단순히 의료 이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원과 응급실 방문을 줄이고 의료비 부담을 낮추며 심뇌혈관질환과 사망 위험까지 줄일 수 있음을 장기간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예방·관리 중심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런 측면에서 환자와 의료진 간의 지속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관리를 제공하는 일차 의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만성질환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어디를 얼마나 많이 이용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꾸준히 환자의 건강을 이해하고 관리하느냐' 이므로 환자와 의료진이 장기간 신뢰 관계를 형성하며 건강을 함께 관리해 나가는 주치의 제도는 만성질환 관리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강희택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단기간 치료보다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환자가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꾸준히 진료를 받을수록 질환 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합병증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용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질환 관리에서 일차 의료 중심의 지속적인 진료 체계를 강화하는 정책이 환자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전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진료 연속성 높을수록 사망·심뇌혈관질환 감소…의료비 부담도 낮아"
강희택 교수(왼쪽)와 심재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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