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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스토킹 살해' 사건으로 피해자 보호조치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실제 당국이 가해자의 신체를 제한하는 강한 조치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경기북부에서 경찰이 검거한 스토킹 범죄 2천여건 가운데 강한 수준의 잠정조치를 신청한 사례는 10%에 그쳤고, 경찰의 신청이 법원 문턱을 넘는 비율도 30%대로 집계됐다.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는 1호 서면 경고, 2호 100m 이내 접근금지, 3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3의2호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4호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등으로 단계적으로 조치 강도가 높아진다.
이 가운데 3의2호와 4호는 가해자의 동선이나 신체를 직접 통제하는 '강한 잠정조치'로 꼽힌다.
경찰의 검거 건수 대비 신청률을 보면 3의2호는 1.4%, 4호가 9.5% 수준이다. 검거는 이뤄져도 가해자의 신체자유를 통제하는 조치는 10%가량만 시도된 셈이다.
이런 경찰의 소극적 신청에는 법원의 높은 문턱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년간 경기북부경찰이 신청한 3의2호 30건 가운데 법원에서 인용된 사례는 9건(30%)에 그쳤다. 구인이 가능한 잠정조치 4호 역시 신청 건수 196건 가운데 67건(34%)만 인용됐다.
이번 남양주 스토킹 살해 사건에서도 피의자 A씨는 상대적으로 제한 강도가 낮은 잠정조치 1·2·3호 대상이었지만, 3의2호와 4호는 적용되지 않았다.
A씨는 다른 사건으로 이미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었으며 경찰은 피해자 B씨의 스토킹 피해 신고 등에 따라 잠정조치 4호와 구속영장 신청을 추진했다.
다만, 경찰은 A씨가 B씨의 차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것과 관련한 국과수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등의 이유로 실제 강제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울러 현장에서는 강한 보호조치를 검토하더라도 인용 문턱이 높고, 위험성을 서류로 구체화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실제 적용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성청소년 업무를 오래 담당한 한 경찰관은 "현장에서 직접 피해자와 가해자를 봤을 때 직감상 위험해 보이더라도, 구체적인 범죄 행위가 없으면 구속영장이나 4호 조치가 기각될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위험성이 검찰이나 법원 서류에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찰관은 "이번 사건 이후 경찰 내부에서 잠정조치 4호나 구속영장 신청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를 법원이 받아들일지는 별개의 문제로, 현실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결국 제도는 존재하지만, 고위험 신호를 포착해 즉시 강한 보호조치로 연결하는 운영 역량은 아직 충분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잠정조치를 신청해도 절반 정도만 승인되고, 결정까지 평균 5일가량 걸리는 현실은 1분 1초가 급한 피해자 보호와 맞지 않는다"며 "법이 글자로만 존재하고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고, 지금 형사정책은 법과 현실이 따로 노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경찰만이 아니라 검사와 판사도 비판받아야 하며, 스토킹 범죄의 본질적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교과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hch793@yna.co.kr, wildboar@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