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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인가 서비스인가'…여기어때·공정위 쿠폰 공방, 법정 맞대결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의 '광고성 쿠폰 정산' 논란이 공정거래위원회와의 갈등을 넘어 검찰 수사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쿠폰 비용 처리 방식을 둘러싼 해석 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사실상 '갑질' 논란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번 사안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문제 제기로 본격화됐다. 중기부는 지난 1월 여기어때의 미사용 쿠폰 소멸로 인한 피해와 관련, 공정위에 의무고발을 요청했다. 광고성 쿠폰 구조가 입점업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기부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2017년 6월~2025년 8월 광고 상품에 할인쿠폰 비용을 포함시킨 '고급형 광고'를 입점업체에 판매한 후, 미사용 할인쿠폰(약 359억원 상당)을 환급없이 소멸시켰다. 공정위는 이를 문제 삼아 지난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 원을 부과한 바 있고, 중기부 요청을 받아들여 올해 초 여기어때 법인과 관련 책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여기어때가 판매한 광고성 쿠폰 미사용 금액 처리 방식의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달 여기어때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광고 상품 설계 구조, 내부 의사결정 문서, 입점업체와의 계약 데이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쿠폰이 사용되지 않았을 경우 해당 금액의 귀속 주체다. 광고성 쿠폰은 숙박업체가 비용을 지불하고 할인쿠폰 형태의 광고 상품을 구매하면, 소비자가 이를 예약 과정에서 사용하는 구조다. 문제는 쿠폰이 사용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공정위는 쿠폰 비용이 광고비에 포함돼 입점업체가 실질적으로 부담한 만큼, 미사용 금액을 별도 보상 없이 소멸시키는 방식이 불이익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짧은 쿠폰 유효기간도 문제가 됐다. 여기어때는 쿠폰 유효기간을 사실상 하루로 설정해 당일 사용되지 않은 쿠폰을 환급이나 이월 없이 소멸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구조를 두고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광고와 정산을 동시에 통제하는 과정에서 입점업체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할인쿠폰이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과정에서 입점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불공정 행위를 시정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유사 사례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여기어때는 해당 쿠폰이 자체 판촉 활동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광고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쿠폰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 구조"라고 했다. 쿠폰 비용 역시 광고의 일부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어 "미사용 쿠폰 처리 방식과 관련해서는 공정위와 해석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양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행정소송으로 이어졌다. 여기어때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6일 여기어때가 공정위 시정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소송 1차 변론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번 사안을 사실관계보다는 법적 평가의 문제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폰이 광고상품에 포함된 비용인지, 별도의 마케팅 비용인지에 따라 위법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재판부는 추가 쟁점 정리를 주문하고 다음 변론기일을 오는 5월 21일로 지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분쟁을 넘어 플랫폼 구조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광고와 거래가 결합된 구조에서 비용 부담과 정산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미사용 금액 처리 권한이 플랫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논란의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숙박 플랫폼은 입점업체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이러한 구조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를 사실상 '갑질' 성격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여기어때는 광고 상품에 쿠폰이 포함된 구조 자체가 자사 판촉 전략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쿠폰 비용 역시 광고 서비스에 포함된 것으로, 미사용 금액 처리 역시 사전에 설계된 상품 운영 방식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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