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암태도와 압해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총길이 10.8㎞, 2019년 개통)는 원래 1·2공구 모두 주탑에서 비스듬하게 내려온 케이블이 다리 상판을 직접 붙잡는 형태인 사장교로 설계될 예정이었다. 1공구가 사장교로 결정된 뒤 대형 선박이 지나다닐 구간인 2공구 설계에 참여해 국내 최초로 주탑이 3개인 현수교를 만든 이해경(李海卿) 다산컨설턴트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회사측이 11일 전했다. 향년 만 71세.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신일고, 연세대 토목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경북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대림엔지니어링 등 근무를 거쳐 1993년 종합엔지니어링사 다산컨설턴트를 창업했다.
'도로및공항기술사' 자격이 있는 고인은 1997년 구미-포항간 고속도로 설계를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서울-문산고속도로, 2003년 거가대교·울산대교·목포대교 설계 수주에 성공하며 회사를 도로와 교량 설계 회사로 키웠다. 대한경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 장대 교량을 가장 많이 한 회사가 바로 다산컨설턴트"라고 했다.
세계도로협회(PIARC) 한국위원회 운영위원, 서비스산업총연합회 부회장, 2020∼2026년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천사대교는 1, 2공구로 나눠 추진됐는데 다산컨설턴트는 2공구 설계에 참여했다. 원래 2공구도 '2주탑 사장교'로 계획돼 있었지만 태풍이나 바람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고인이 이끈 다산컨설턴트는 중앙분리대 개념을 적용해 주탑을 3개로 늘려 바람에 강한 현수교로 만들기로 했다. 주탑 숫자를 늘린 대신 높이를 낮춘 덕에 케이블 길이도 줄여 비용을 절감했다. 이렇게 해서 국내 최초로 3주탑 현수교가 탄생했다.
고인과 함께 설계에 참여한 이종배 부사장은 "사장교보다 현수교가, 그리고 주탑 숫자가 늘어날 수록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다리 밑으로 22만t 초대형 유조선이 오가는 걸 상정해서 들고나가는 길을 분리하려고 (주탑 사이 거리인) 경간 650m 짜리 구간 2개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3주탑 현수교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2019년 개통 직후 천사대교 사장교 구간이 약한 바람에도 상하로 출렁거린 탓에 보강 공사를 해야 했지만 현수교 구간에선 이런 논란이 없었다.
천사대교 현수교 구간은 2020년 대한토목학회가 주는 '올해의 토목구조물 대상 대상', 2022년 '제1회 대한민국 엔지니어링대상' 우수상, 2023년 국제컨설팅엔지니어링연맹(FIDIC)이 선정한 중소 사이즈 프로젝트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황지연씨와 2남(이용주·이헌주
), 며느리 김애온·여운영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실, 발인 14일 오전 7시20분, 장지 삼성엘리시움. ☎ 02-30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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