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최근 남성들 사이에서 가슴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여성형 유방(gynecomasti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교정하기 위한 성형수술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여성형 유방은 사춘기 등 호르몬 변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특정 약물 복용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최근 남성의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미쳐 여성형 유방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약물들을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뇨제 스피로놀락톤
대표적인 약물 중 하나는 이뇨제인 스피로놀락톤이다. 고혈압이나 심부전 치료에 쓰이는 이 약물은 체내 나트륨과 수분 배출을 돕지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을 약화시키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강화해 가슴 조직 발달을 촉진할 수 있다.
◇탈모 치료제 피나스테리드
탈모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피나스테리드 역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약물은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하는데, 이 과정에서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일부 남성에게 여성형 유방이 나타날 수 있다.
◇근육 생성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근육 증가를 위해 남용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도 문제다.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급격히 높인 뒤 일부가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가슴 조직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정신질환 약물 할로페리돌·리스페리돈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할로페리돌이나 리스페리돈 같은 약물은 도파민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프로락틴 호르몬 수치를 증가시키는데, 이로 인해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고 유방 조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안드로겐제
전립선암 치료에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안드로겐제(비칼루타마이드, 플루타마이드 등) 역시 남성호르몬 작용을 차단해 에스트로겐 우세 상태를 만들어 여성형 유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항불안제 디아제팜
신경계를 진정시키고 불안, 근육 경련, 발작 및 알코올 금단 증상 치료에 사용되는 디아제팜 성분도 꼽힌다.
진정 효과를 주는 천연 뇌 화학물질인 GABA의 효과를 증폭시키는데 쓰인다.
다만 드물게 호르몬 조절을 방해해 에스트로겐 우세로 여성형 유방증이 나타날 수 있다.
◇위산억제제 시메티딘
속쓰림, 위산 역류, 위식도역류 질환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시메티딘 또한 약한 항안드로겐 효과가 있을 수 있어 체내 테스토스테론 활동을 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에스트로겐 우세로 여성형 유방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항진균제 케토코나졸
일반적으로 무좀, 백선, 지루성 피부염과 같은 피부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케토코나졸은 테스토스테론 생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 호르몬 균형이 에스트로겐 쪽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는 남성의 유방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항생제 메트로니다졸
메트로니다졸은 위, 피부, 생식기 및 신체 기타 부위의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 및 항기생충제이다.
박테리아나 기생충의 DNA를 손상시켜 증식을 막는 방식의 성분이다. 드물게 여성형 유방증과 연관된 사례도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 이상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내분비학과 전문의는 "여성형 유방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약물 복용 이후 갑작스럽게 발생하거나 통증, 분비물 등이 동반될 경우 반드시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며 "특히 장기 복용 약물은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부작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