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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X-레이 12만원, 아이 수가는 1만 5천원"…소아의료, '뒷방'이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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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소아의료는, 소아청소년과는 필요할 때는 '필수의료'로 호명되고 제도를 설계할 때는 가장 늦게 헤아려지는 '뒷방' 자리에 놓입니다. 그 결과 소아약도 뒷방, 소아 기자재도 뒷방, 야간·휴일 진료 등 소아의료 수가도 뒷방입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11일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소아청소년과학회 주최로 열린 '소아 의료에 대한 제도와 법적인 위기, 이대로 좋은가'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소아 필수약 공급,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이날 최용재 회장은 패널토의에서 소아 필수약이 왜 '뒷방 신세'인지부터 설명했다. 아티반의 경우를 사례로 들며 식약처 담당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며 시스템 부재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최 회장은 최근 소아 경련·부신쇼크 응급치료의 1차 약제인 아티반(로라제팜, 앰플당 782원)과 코티소루주(히드로코르티손, 1회 410원)가 공급 중단 위기를 맞았었다고 했다. 식약처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언제까지 이들의 노력에만 기대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약 공급 중단 등은 한 번의 사고가 아니라 반복되는 구조로 이대로라면 공급 중단과 품절은 반복을 되풀이할 뿐이라는 것이다.

공급 중단된 또 품절된 소아 필수약의 약가를 올리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원가·관리비 100% 국가 보전, 국가의 직접 비축, 공공 위탁생산만이 가장 안전한 장치라고 제언했다.

◇소아 기자재 수급도 '위기'…피해는 어린 환자에게 돌아가

최 회장은 이어 소아 의료기자재도 같은 구조로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기자재의 사라짐은 아예 여론조차도 형성되지 않고 아주 조용히 사라져 그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성인은 대체로 한 가지 규격이면 되지만 아이는 신생아 1㎏부터 청소년 60㎏까지 몸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사업성 면에서 소아 필수약과 다를바 없다고 했다.

소아용 기관내관(0.5㎜ 단위 다규격), 미숙아용 제대정맥 카테터, 영유아용 정맥 수액 세트, 소아용 산소마스크·네뷸라이저 키트, 소아용 후두마스크기도기 등등. 이 모든 것이 소량·다품종·저마진이라는 것이다.

제약사가 초저가 필수약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듯, 의료기기 회사도 소아용 작은 규격은 만들수록 손해로 단종되거나 수입 의존 한 곳에 매달려 있다가,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 그대로 끊기는 구조라는 것.

소아용 의료기자재도 소아 필수약처럼 소아용 규격이 없어 소아의료 현장에서는 성인용을 잘라 쓰거나 한 치수 큰 것을 무리하게 적용, 이에 따른 위험성은 고스란히 가장 작은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하소연했다.

따라서 최 회장은 소아 의약품과 함께 소아 기자재에 대한 수급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하며 어느 한쪽을 소홀히 하게 되면 위기의 절반만 해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낮은 수가로 전문의 떠나고, 높은 사법 리스크로 기피

소아 수가도 '파렴치하다'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강아지 흉부 X-ray 한 컷이 3만~12만 원인데, 아이의 흉부 X-ray 건강보험 수가는 8000~1만 5000원이라는 것.

최용재 회장은 소아의료의 오늘의 민낯은 낮은 약가로 약도 끊기고, 낮은 수가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떠나고, 높은 사법 리스크로 응급실도 등지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했다.

필수의료로 분류되는 소아의료는 수급의 위기, 인력의 위기, 법의 위기에 놓여 있어 빠른 수혈과 구조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용재 회장은 해결책으로 보고 즉시 작동하는 자동 트리거를 들었다.

공급 중단 보고가 접수된 그날(D+0), 부처 합동 대응이 자동으로 발동되도록 해야 하며 D+30 후보군 확인, D+90 약가 보전 결정, D+180 생산라인 결정이 되도록 하는 그래서 아티반처럼 1년 4개월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소아 필수의약품 목록을 2026년 안에 20~30종으로 확정하고 이 항목에 내복제만이 아니라 주사제·흡입제, 소아 전용 의료기자재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초저가·저수요 필수약은 원가·관리비 100% 국가 보전으로 해야 한다고 재차 역설했다.

단가가 오르면 약가가 자동으로 따라 상승되도록 해야 하며 아티반·코티소루주처럼 값을 올려도 시장이 답을 못 내는 약은 국가가 원가와 관리비를 100% 보전하는 전용 트랙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통합 컨트롤타워 필요…소아거점·전담병원 우선 공급 대책 시급

최용재 회장은 무엇보다 부처 사이의 빈틈을 메우는 상설 협의체를 국무조정실 직속으로 두는 등 통합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 SAPIR 모델을 참고해 국가가 직접 비축과 공공 위탁 생산을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부족할 때는 소아거점·전담병원부터 우선 공급하는 대책을 마련해 놔야 한다고 했다.

최용재 회장은 "어른은 어른 역할과 구실을 할 때 비로소 참어른이 된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대한민국의 모든 어른들이 진정한 어른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진료는 뒷방에서는 절대 지켜지지 않는다"고 최 회장은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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