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에서 한 남성이 입양을 명목으로 개와 고양이를 데려온 뒤 학대하고 죽인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경찰은 10일 성명을 통해 39세 남성 리 모씨를 치안관리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구금 기간은 최대 15일로, 현행 제도 안에서 경찰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수준의 조치로 알려졌다.
경찰은 리씨가 "개를 입양해 키우고 싶다"고 거짓말한 뒤 동물을 학대하거나 일부는 죽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리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동물을 아래로 던진 정황이 포착되면서 수사를 받게 됐다. 구조 활동을 하던 자원봉사자들이 심하게 다친 개를 발견했고, 이후 재물손괴와 고층 투척 행위 등이 문제 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씨는 평소 온라인을 통해 유기동물 입양 의사를 밝히는 글을 자주 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와 어린 자녀 2명을 둔 안정적인 가정환경과 반려동물 양육 경험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일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과거에도 개와 고양이를 학대한 전력이 있다"며 반려동물을 맡기지 말라는 경고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달 초에는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한 한 여성이 길에서 구조한 유기 강아지를 리씨에게 맡겼다가 의심을 품게 됐다. 며칠 뒤 아파트 단지 CCTV를 확인한 결과, 강아지 어미가 학대당해 죽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해당 여성은 강아지 반환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법적으로 강제 반환을 명령할 권한이 없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 6일 리씨가 아파트 발코니에서 개를 학대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지역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전국적 이슈로 번졌다. 동물보호 자원봉사자들은 리씨가 최소 4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를 죽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 동물들은 대부분 리씨가 입양 형식으로 데려온 반려동물이었다.
지난 7일에는 1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리씨 자택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계단에서 크게 다친 생후 2개월 된 강아지가 발견됐는데, 자원봉사자들은 이 강아지 역시 리씨가 베란다에서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병원 검사 결과 해당 강아지는 치아가 잘려 나간 상태였으며 꼬리가 절단돼 있었고, 다발성 골절까지 확인됐다.
사건이 온라인상에서 급속히 확산하자 중국 내에서는 반려동물 학대를 처벌할 독립적인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야생동물보호법은 멸종위기종 등 야생동물 중심으로 적용되며, 일반 반려동물은 보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네티즌들은 "얼굴을 공개하고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한다",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사후에 동물로 태어나라" 등 비판적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