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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웃] 선관위·축구협회, 왜 실패를 반복하나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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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하며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두 기관의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패를 반복하는가'라는 것이다.

두 조직은 이번에도 불공정과 무원칙, 무능을 보여줬다. 축구협회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참사 이후 '감독 선임' 논란을 반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협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하고 독단적으로 추천한 사실이 정부 감사로 드러났다. 홍명보 감독 선임도 권한 없는 이사가 절차를 진행한 사실이 국회에서 확인됐다. 선관위는 2022년 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이른바 '소쿠리 투표' 파행을 겪고도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를 막지 못했다. 이들 조직 모두 외부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부에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외부 견제보다 내부 옹호가 앞섰고, 성찰보다 회피가 빨랐다. 한비자(韓非子)는 "법이 행해지지 않는 것은 위에서부터 법을 어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조직의 폐쇄성은 실패를 야기하는 원인일 뿐만 아니라, 이를 고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다.

미국 사회학자 필립 셀즈닉은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 연구를 통해 조직이 시간의 흐름 속에 공적 목적보다 유지·방어 논리에 끌려가는 성향이 있음을 보여줬다. 조직은 외부 압력과 내부 이해관계에 적응하면서 '자기 보존의 논리'에 기울게 된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공정한 선거 관리라는 사명보다 조직의 자기보존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축구협회는 경쟁력 있는 대표팀 육성이라는 목적보다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는 데 익숙했다. 조직이 자기 보존에 급급하면, 경고는 들리지 않고 실패는 반복된다. 국민이 두 조직에 기대하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선관위는 선거를 잡음 없이 치르고, 축구협회는 대표팀이 최선의 경기를 펼치도록 지원하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극복하는 방식이다. 영국축구협회는 국제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 이어지자 단순히 감독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사회와 위원회를 포함한 거버넌스 체계 개편을 통해 선임 절차를 정비해 왔다. 또 세인트 조지 파크를 거점으로 장기적인 유소년·지도자 육성 체계를 구축해 왔다. 시스템을 갖추는 데 공을 들인 것이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를 인정하고 조직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축구협회와 선관위도 조직 내부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인정하고, 이제부터라도 조직의 운영 방식을 개방적·민주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 협회장과 홍 감독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들을 교체한다고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선관위가 또다시 사과문을 내고 자체 개혁안을 낸다고 국민의 신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어느 조직이든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조직은 더 이상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사명보다 조직 생존을 앞세우는 한, 실패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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