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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신호탄" vs "내부통제 강화 위한 순환근무"…신한카드 '원격지 발령' 두고 노사 '팽팽'

삼성카드와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카드가 내홍에 휩싸였다. 원격지 발령을 둘러싸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 30일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500여명 규모의 대규모 인사이동을 단행했는데, 이 가운데 원격지 근무 발령 대상이 12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카드지부는 이번 원격지 '대거 발령'을 인위적 구조조정을 위한 발판이자 조합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부당 인사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3일부터 박창훈 사장실 점거 농성을 시도하고, 집무실 앞 통로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7일에는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신한카드 원격지 강제발령 규탄 및 즉각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우선 노조는 지난해 18명 수준이었던 원격지 발령이 이번에 119명으로 대폭 늘어났다면서, 회사가 마련한 사택 입주도 출근 날짜에서 5주 이상 지난 8월 중순에나 가능하다는 점도 '졸속 인사'를 뒷받침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질병·가족 돌봄 등 직원 개인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인사이동을 하면서, 전체 발령자 중 고충 처리를 요청한 노조원이 88명에 달한다는 점도 비판했다.

더 나아가 이번 발령이 일상적 인사이동이 아닌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이번에 막지 못하면 연말에 더 큰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실제 2021~2022년 2600명대 후반 수준을 유지했던 신한카드 임직원 수는 2023년 말 2628명, 2024년 말 2594명, 지난해 말 2440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비대면 디지털 전환, 업계 불황에 따른 내실 경영이 배경으로 거론되지만, 지속적인 희망퇴직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는 2024년 12월과 2025년 6월에 이어 올해 1월 연달아 희망퇴직을 받았다. 7일 기자회견에서도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신한카드가 삼성카드에 순이익 규모가 밀린 이후 희망퇴직을 잇달아 진행해왔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박창훈 대표이사 취임 이후 107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면서, 업황의 어려움과 경영진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한카드가 최근 삼성카드에 순익을 역전당하고 회원수·점유율 격차가 줄어든 것이 이번 갈등의 빌미가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한카드는 2024~2025년 당기순이익 수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줬다. 2007년 LG카드 합병 이후 줄곧 업계 순이익 1위를 지키다 2014년 삼성카드의 주식 매각 등으로 잠시 선두를 내주기도 했지만, 이후 1위 자리를 장기 독식하다가 10년만에 역전당한 것이다.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2024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5721억 원으로 6646억 원인 삼성카드와 약 925억 차이가 났지만, 2025년 당기순이익(4767억 원)이 전년 대비 16.7% 급감하면서 삼성카드(6459억 원)과 1692억원 차이가 됐다. 가입자 수에서는 여전히 업계 1위지만, 2024년 125만 명이던 삼성카드와의 차이는 2026년 3월 기준 70만 5000명까지 좁혀졌다. 점유율 우위 또한 아슬아슬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 신용판매(국내외 일시불 및 할부 합산, 카드론·현금서비스 제외)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 20.4%, 삼성카드 19.58%로 0.82%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조직 슬림화' 움직임에, 노조 측이 최근 단행된 대규모 원격지 발령을 '우회적 구조조정(퇴직 압박)'으로 받아들이며 갈등이 폭발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측은 "희망퇴직은 노사 합의 사항"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이번 발령이 회사의 정당한 인사권 범위이며 인위적 인원 감축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전에도 원격지 발령이 60~80명 선이었다"면서 "이번 원격지 발령은 지점 광역화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장기 근속 직원들의 순환근무를 통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한 "실적 개선은 단순히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우량 회원 증가를 위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확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조정, 해외사업 확장 등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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