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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인터뷰]'감동과 투혼의 성화봉송'한민수 "아이들이 좋아해"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3-10 18:52



"어제 민수형님의 성화 봉송을 보고 정말 가슴 찡했다. 소리, 소연, 두 딸의 이름을 헬맷에 새기시고 오르시는데… 역시 우리 민수형님이시다."

10일 평창패럴림픽 장애인아이스하키 한일전에서 4대1로 승리한 후 '빙판 메시' 정승환이 전날 개회식 대표팀 주장 한민수의 성화봉송이 준 뜨거운 감동을 이야기했다.

한민수의 개회식 성화봉송에 전국민이 정승환처럼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 한민수는 이날 최종 점화자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컬링 에이스' 김은정-서순석에게 성화를 마지막으로 전달하는 중책을 맡았다. 알파인스키(시각장애) 스타 양재림과 그의 가이드 고운소리가 계단을 또박또박 올라가자 로프에 몸을 의지한 '철인 아빠' 한민수가 우뚝 서 있었다. 대한민국대표팀과 장애인아이스하키대표팀 주장, 19년째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고 한길을 달려온 베테랑 한민수가 성화를 이어받았다. '열정의 상징'인 한민수가 성화를 등에 맨 채 로프 하나에 의지해 가파르게 경사진 슬로프를 오른 후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헬맷에는 두딸 소연, 소리와 아내의 이름이 선명했다. 패밀리맨 한민수이 시지프스가 바위산을 오르듯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투혼을 보여주며, 패럴림픽의 의미를 온몸으로 전해준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한민수는 이날 한일전 승리후 성화 봉송 뒷얘기를 직접 털어놨다. "사실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단순히 위험한 것을 떠나 매우 중요한 역할이었다. 망설였다. 경기를 준비하는 팀에게도 죄송해서 팀 훈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리허설은 2번 정도 했다"고 했다. 로프에 몸을 의지해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당일 직접 눈앞에서 마주친 경사면이 세트와 달라서 사실 좀 당황했다. 가까이 있으신 분들은 긴장한 표정도 보셨을 것"이라고 했다. "많은 분들께서 멋있다고 해주시고, 좋게 봐주셨다니 다행"이라며 웃었다.

"어제 SNS가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 일본전을 앞두고 혹시라도 영향을 줄까봐 아예 보지 않았다. 오늘 승리했으니 선수촌으로 돌아가면서 살~짝 보려고 한다"고 했다. 소리, 소연 두 딸들의 이름을 헬맷에 새긴 아버지의 사랑은 감동적이었다. 한민수는 "딸들이 좋아한다. 무엇보다 우리팀 선수들도 아이들이 있는데 어제 내 모습을 보고 다들 멋있다고 한다. 아이들한테 인기가 좀 올라갈 것같다"며 미소 지었다. "인기는 정승환 아니냐"는 농담에 "아, 승환이는 절대 못따라간다. 따라가도 안된다" 며 하하 웃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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