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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제는 '역전의 승부사'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 포기를 모르는 고준서(20·한체대)의 끈질긴 승부 근성과 타고난 '역전 본능'이 파란 테이블 위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경기 초반 페이스는 조화우가 주도했다. 조화우는 10-9로 앞선 9이닝 때 정교한 샷을 연이어 성공하며 무려 10점의 하이런을 기록해 전반을 끝내버렸다. 옆돌리기 대회전을 시작으로 계속 뒤로 돌려치기 포지션 플레이에 성공하며 관중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화우가 결승에 오르는 듯 했다.
브레이크 타임 이후에도 조화우의 기세는 한동안 이어졌다. 12이닝 때 연속 3점을 추가했다. 그런데 12이닝 때 고준서가 6점을 몰아치며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이어 고준서는 15-28로 뒤지던 14이닝 때 다시 하이런 7점을 기록해 점수차를 좁혔다. 조금씩 '역전'의 향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또 다시 역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고준서는 "힘들었지만, 기분 좋은 승리였다. 사실 이 대회를 준비하려고 휴학도 했는데, 이렇게 결승까지 가게 되니 어디 가서 얘기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 같아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준서는 "처음에 조화우가 잘 치고 나가서 멘탈이 흔들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계속 역전을 해서인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4이닝 때 하이런 7점을 하면서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고준서는 조명우와의 결승전에 대해 "대회장에 오면서 (조)명우형에게 '형 아래까지 가보고 싶다'고 얘기했었다. 이제 그 자리에 갔으니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엄청난 상대지만, 이왕 만났으니 이겨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발렌시아(스페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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