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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후엔 꼭 세리머니 보여드릴것" '패기만만 보더'이제혁의 패럴림픽 도전기[베이징live]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3-07 16:20


이제혁이 7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하지장애(SB-LL2) 부문 준준결승에서 혼신의 역주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준비한 세리머니는 4년 후 밀라노패럴림픽에서 꼭 보여드리겠다."

첫 패럴림픽에 무대서 야심찬 첫 메달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신 이제혁(25·서울시장애인체육회)이 4년 후를 기약했다.

이제혁은 7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하지장애(SB-LL2) 부문 준준결승에서 4조 4위를 기록했다. 각조 상위 2명이 나서는 준결승 진출이 불발됐다.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스노보드 크로스는 이제혁의 주종목. 이제혁은 예선에서 1분04초53을 기록, 출전선수 23명 중 10위로 예선 상위 16명이 나서는 본선 무대를 밟았다. 세계파라스노보드연맹(WPSB) 남자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하지장애(SB-LL2) 부문 세계랭킹 16위인 이제혁은 7위 잭 밀러, 9위 개럿 게로스(이상 미국) 등과 함께 4조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이제혁은 레이스 중반까지는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다른 선수와 접촉이 있은 후 뒤로 처지면서 최하위로 결승선을 통과, 준결승행을 놓쳤다.

초등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뛰기도 했던 이제혁은 비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출신이다. 발목 부상을 치료하다 2차 감염으로 인대와 근육이 손상되면서 장애가 생겼다. 장애인 스노보드 입문 권유를 수차례 거절했던 이제혁은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을 보고 선수의 길에 다시 들어섰다. 2019년 2월 첫 출전한 캐나다 빅화이트 세계파라스노보드 월드컵에서 7위에 올랐다. 2021년 11월 네덜란드 랜드그라프 유로파컵에서는 뱅크드슬라롬 금메달, 같은 해 12월 핀란드 퓌야에서 열린 유로파컵에선 스노보드 크로스 금메달을 따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 1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세계선수권에선 8위, 스웨덴 뢰프셰 월드컵 에서 6위에 오르며 첫 패럴림픽 메달권 도전을 목표 삼았다.

이제혁은 준결승 티켓을 놓친 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너무 아쉽다. 세계선수권, 월드컵 대회를 마친 뒤엔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패럴림픽에선 예선과 본선에서 내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너무 긴장했다. 이전에 패럴림픽, 세계선수권 등 큰 대회를 많이 치른 선수들은 이번 패럴림픽 때도 긴장하지 않더라. 나 혼자만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예선에선 잘 타는데, 4명이 함께 타는 본선에서 다른 선수와 부딪히거나 했을 때 대처 능력이 부족했다. 순간적인 대응 능력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레이스를 돌아봤다.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하면 다음엔 꼭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동계패럴림픽에서 깜짝 세리머니를 예고했던 이제혁은 "준결승까지 갈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인사 세리머니, 축구선수 세리머니 등 세리머니 3개를 준비했었다"고 했다. 1개의 세리머니는 고이 아껴뒀다. "나머지 하나의 세리머니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서 메달을 딴 뒤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베이징패럴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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