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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세계선수권 4강 이상! 패럴림픽도 꼭 나가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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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여자부는 한국, 호주, 태국, 이란 4개국이 출전했다. 지난해 도쿄패럴림픽 동메달로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이미 확보한 일본(세계 4위)과 '골볼 강국' 중국(세계 5위)은 출전하지 않았다. 한국은 이란, 호주, 태국에 리그전 방식으로 각 2번씩 맞붙었다. 5승1패(승점 15), 33득점 20실점, 1위로 결승에 직행했다. 준결승에서 2위 호주가 3위 이란을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호주를 오랜 기간 집중연구, '준비된' 한국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레프트 공격수' 심선화가 결승전까지 7경기에서 19골을 몰아쳤다. 전체 득점 3위로, 우승을 이끌었다.
여자 골볼의 숙원, 첫 아시아 제패는 6명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가능했다. 2010년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당시 최연소 국대였던 '캡틴' 김희진(28·서울시장애인체육회), '15년차 골잡이' 심선화(30·서울시장애인체육회), '1991년생 맏언니' 김은지(31·충남장애인체육회) 등 베테랑 언니들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2001년생 막내' 서민지를 비롯해 1999년생 최엄지(서울시장애인체육회), 2000년생 박민경(충남장애인체육회) 등 '젊은 피'들이 든든히 뒤를 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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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쾌거 뒤 여성 감독-코치의 신구 조화 역시 인상적이었다. 비장애인 실업 배구선수 출신인 한태순 감독(62)은 대한민국 여자골볼의 역사다. 1988년 서울패럴림픽 골볼 종목담당관으로 활약한 후 고덕사회체육센터 개관 이후 2020년 6월 정년퇴직 때까지 30년 넘게 지도자, 심판, 행정가로 골볼 발전에 일생을 바쳤다. '골볼 1세대' 한 감독은 "우리가 아시아에서 골볼을 첫 시작한 선진국이고, 일본, 중국도 우리한테 배웠는데 2000년대 이후 밀렸다. 선수층도 엷고 국제성적이 안나와 아쉬웠는데 이번에 첫 우승을 하게 됐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1위로 세계선수권 쿼터를 따내며 선수들이 헹가래를 쳐줬는데 '조심해, 조심해' 하면서도 너무 행복했다"며 활짝 웃었다. "출국 전 호주에 대한 분석을 많이 했다. 김민우 트레이너, 남자골볼 최승호 선수가 호주선수 구질을 많이 던져줬다. 모두가 하나 돼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돌아봤다.
한 감독의 이화여대 체육학과 후배인 정지영 코치(32)는 2019년부터 서울시장애인체육회 감독으로 여자골볼 불패신화를 이끌고 있는, 패기만만 여성 지도자다. "골볼은 팀스포츠다. 외국선수들의 기량과 피지컬이 우리보다 뛰어날 순 있지만 '원팀'의 팀워크는 우리가 최고였다"고 했다. 시종일관 씩씩하게 골볼의 매력을 설파하던 정 코치는 우승 순간을 언급하자 울컥했다. "우리 선수들 정말정말 수고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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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