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10일부터 12일(한국시각)까지 3일간 호주 시드니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 챔피언십 자유형 200, 400m, 1500m에서 1위에 올랐다. 자유형 50m에선 동메달을 추가했다.
메달의 개수보다 메달의 내용이 더욱 알찼다. 자유형 200m에서 올시즌 세계 1위 기록을, 자유형 1500m에서 5년2개월만에 자신의 한국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최단거리인 50m부터 최장거리인 1500m까지 자유형 전레이스에서 월등한 기량을 선보였다. '수영 강국' 호주에서 '코리안 월드챔피언'의 힘을 과시했다. 전지훈련의 연장선에서 부담없이 출전한다던 대회에서 놀라운 성과를 입증했다.
박태환은 10일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선 3분45초57의 기록으로 가볍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호주의 데이비드 매키언(3분48초20) 등을 가볍게 따돌리며 '400m 레전드'로서 자신감을 재확인했다. 11일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6초78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1분47초대 기록을 예상했던 마이클 볼 코치마저 "기대 이상의 레이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세운 한국기록 1분44초80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달 27일 호주 마이애미 슈퍼챌린지에서 쑨양(중국)이 세운 올 시즌 1위 기록, 1분46초84보다 0.06초 앞섰다.
12일 자유형 1500m에서는 급기야 한국최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14분47초38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최고기록 14분55초03을 무려 7초65나 앞당겼다. 중학교 3학년 때 세웠던 기록을 대학 졸업을 앞두고 경신하는 환희를 맛봤다. 박태환은 이날 자유형 50m에서도 22초74의 기록으로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2008년 10월 전국체전에서 찍은 개인 최고기록(22초73)에 0.01초까지 근접한 호기록이다.
잠영의 스피드 부분에서 확실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펠프스, 라이언 록티 등에 비해 잠영, 돌핀킥이 취약한 박태환은 호주 2차 전훈에서 스피드 향상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인터뷰에서도 "돌핀킥의 단순 횟수보다 스피드가 중요하다"고 밝힌 대로였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전담하는 SK스포츠단의 권태현 체력담당관은 "1차 훈련에서 체력을 끌어올렸고, 2차 훈련에선 파워를 극대화해 스피드를 올리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1500m에서의 선전은 "지구력 훈련의 성과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컸다"고 분석했다. 200-400m를 위해 파워, 스피드 훈련에 주력했고 지구력 훈련은 8주간의 3차 전훈 기간으로 미뤄둔 상태였다. 몸풀듯 나선 마지막 경기에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레이스를 즐겼다. 지구력 훈련 완성단계에서의 기록에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7월 상하이세계선수권 당시 임신 3개월의 몸으로 응원에 나섰던 '박태환의 누나' 박인미씨(30)가 9일 기다리던 첫 딸을 순산했다. '외삼촌' 박태환이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조카 제니퍼에게 줄 금메달을 들고 13일 오후 금의환향한다. 16일 단국대 학사학위 수여식에 참가한 후 가족들과 짧고 달콤한 휴식을 즐길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