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기사입력 2012-06-28 13:18


27일 오전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2012 런던올림픽 D-30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양궁 및 탁구, 레슬링, 유도, 핸드볼, 하키, 역도, 태권도, 체조 등 총 10개 종목의 감독과 장미란과 사제혁(역도), 양학선(체조), 이용대(배드민턴), 왕기춘(유도) 등 메달 유망 종목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역도 장미란이 땀을 닦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2년 런던올림픽을 30일 앞둔 27일 태릉선수촌에서 '행복한 사람'을 만났다. 자기 체면을 걸듯, 그는 '행복'이란 단어를 인터뷰 내내 입에 달았다. 그의 어깨가 무거워질때마다 '행복'을 떠올렸다. 연습장 뒤 게시판에는 'Strong is happy(강함이 행복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당시 세계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장미란(30·고양시청)은 세계 여자 역도의 중심에 있었다. 런던을 향하는 마음가짐은 조금 다르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도전자'의 입장이라고 했다. 마음의 부담을 터니 행복함이 절로 찾아왔다.

경쟁자가 있어 행복하다

운동 선수에게 라이벌은 숙명이다. 존재감만으로도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하는 원동력이 된다. 장미란은 아테네올림픽에서 합계 302.5㎏을 들어올리고 금메달을 기다렸다. 그러나 7.5㎏이나 쳐져 이던 라이벌 탕공홍이 용상 마지막 시기에서 182.5㎏을 들어 합계 305㎏에 성공하는 바람에 은메달로 밀리고 말았다. 잠시도 정지하지 못한채 움직이며 바벨을 들어 올렸지만 심판들은 녹생등 3개(성공을 뜻함)에 불을 밝혔다. 석연찮은 판정이었지만 그에게는 '라이벌'이란 존재가 생긴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이듬해부터 시작된 무솽솽(중국)과의 '영원한 라이벌전'부터 최근 주룰루(중국)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 등 신예들과의 경쟁까지. 한때 이들은 기록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였지만 지금은 더 무거운 무게를 들게 만드는 '반가운 존재'가 됐다. 장미란은 "내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꾸준히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라이벌'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중국, 러시아 선수들이 나이도 어리고 체격조건이나 기량이 나보다 좋아 배울것이 많다. 챔피언인 나도 도전자일 뿐이다. 도전자의 자세로 즐겁게 무대에 서겠다. 올림픽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는게 즐겁고 행복하다."


장미란. 태릉=하성룡 기자
부담감이 없어 행복하다

"남자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 나보다 메달권에 더 가깝다." 자신의 훈련장에 진을 친 기자들에게 장미란이 던진 한 마디다. 자신에게 쏠린 스포트라이트를 돌리기 위해 댄 핑계는 아니었다. 런던올림픽 목표에 대해서도 "기록은 더 고민해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만큼 자신의 몸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3회 연속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주길 바라는 주변의 기대가 크지만 사실 장미란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다. 목 디스크와 왼쪽 어깨가 온전치 않다. 하지만 그는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자신의 신조를 항상 잊지 않았다. "부담감은 없다. 대표팀 생활도 10년이 넘었고 3번의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마음을 비운만큼 몸도 비웠다. 체중을 늘리기 위해 야식을 먹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야식을 끊었다. 가벼운 몸으로 자고 일어나야 다음날 상쾌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미란의 현재 체중은 118㎏. 대회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체중은 116㎏이다. 대회 전 1~2㎏을 감량해야 하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주어진 과제다.


바벨을 들수있어 행복하다


일각에서는 나이와 부상 때문에 이번이 장미란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장미란의 생각은 다르다. "난 마지막이라고 한 적 한 번도 없다."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결코 농담은 아니다. "역도는 나에게 많은 변화를 안겨줬고 많은 것을 선물해줬다. 내 인생에서 바벨을 들 날이, 들지 않을 날보다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 이렇게 한 가지에만 집중하며 인생을 살 수 있겠나." 바벨을 들 수 있는 동안의 인생을 최대한 즐기겠다는 생각 뿐이다. 주변의 관심도 운동에 도움이 된다면 즐긴다.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행복하다.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피땀을 흘리고 있다. 그 땀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태릉=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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