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예상, 한국 금메달 11개

최종수정 2012-07-18 10:28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의 한국 성적에 대한 외국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영국의 헤럴드선은 금메달 8개를 예상했다. 미국 스포츠통계회사인 인포스트라다 스포츠가 제공하는 메달 분석시스템 '메달 트래커'는 9개의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금융기업 골드만삭스는 10개를 들고나왔다. 외신의 평가가 옳은 것인지 검증에 나섰다. 한국 선수단의 상황과 경쟁 구도는 한국인들이 가장 잘 안다.

스포츠조선은 26개 종목,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펼치는 선수들의 경쟁 구도를 면밀히 분석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나서는 경기는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봤다. 희망과 냉정 사이에서 펼친 아슬아슬한 줄타기였다. 냉정하게 분석해야 했지만 한국 선수단들이 더욱 많은 금메달을 땄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몇 차례의 수정을 거친 끝에 천기를 누설하기로 했다. 한국의 예상 금메달 수는 바로 '11개'다.

박태환-너만 믿는다

박태환
역영하고 있는 박태환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박태환(SK텔레콤)은 남자 수영 자유형 4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환희였다. 44년 만에 한국 수영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1초86의 기록으로 시상식 맨 꼭대기에 섰다. 그러나 곧바로 좌절을 맛봤다.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죽을 쒔다. 자존심에 금이 갔다. 당시에도 박태환은 보완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2010년 1월 호주 출신의 마이크 볼 코치를 만나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성과는 눈으로 보였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자유형 100m와 200m, 400m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400m에선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박태환이다. 다섯 차례에 걸친 호주와 캐나다 전지훈련을 통해 스피드는 물론 약점으로 지적돼온 유연성과 잠영 거리를 늘렸다. 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올림픽 프로젝트에 따라 하루 2만m를 수영하는 등 하루 6∼7시간 물속에서 산 노력이다.

최대 라이벌은 쑨양(중국)이다. 4년 전과 기대치가 달라졌다. 쑨양은 중국 수영의 에이스가 됐다. 사실 쑨양의 주 종목은 400m가 아닌 1500m이다.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선 14분34초14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2010년 이후 400m에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중국 선수권 겸 올림픽대표선발전에서 3분42초31을 기록했다. 올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이다. 박태환의 이번 시즌 최고 기록은 지난 5월 기록한 3분44초22. 세계 2위 해당한다.


하지만 박태환은 쑨양과의 맞대결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아직 쑨양에게 400m에서 져 본 적이 없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3분41초53으로 쑨양(3분42초47)을 제압했다.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도 3분42초04로 쑨양(3분43초24)에 앞섰다.

또 다른 경쟁자인 세계기록보유자(3분40초07·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인 파울 비더만(독일)과 야닉 아넬(프랑스)은 하향세다.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400m 출전을 포기했다.

200m 금메달 획득 전망도 밝다. 펠프스의 불참으로 가장 강력한 세계선수권 우승자 라이언 록티(미국)만 넘으면 4년 전 은메달의 아쉬움도 떨쳐낼 수 있을 전망이다.

양학선 신기술 앞세워 런던 금메달 노린다

체조 양학선
미디어데이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양학선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남자 체조의 희망 양학선(한체대)은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현재 남자 도마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다. 양학선의 무기는 신기술이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양학선(Yang Hak Seon)'을 들고 나선다. 'Yang Hak Seon'은 도마를 두 손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세바퀴 돌고 착지하는 기술이다. 국제체조협회(FIG) 기술위원들로부터 난이도 7.4점을 인정받았다. 종전 최고 난이도 기술은 7.0점이었다.

실전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 2011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Yang Hak Seon'을 구사했다. 1, 2차 시기 평균 16.566점을 받아 2위를 0.2점 차 이상 따돌리고 여유 있게 시상대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양학선은 이 기술의 완성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7일과 9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도마 평가전에서 완벽한 기술을 구사했다. 평균 16.500∼16.600점대의 고득점을 기록했다. 심판들이 일부러 깐깐하게 채점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양학선은 최고의 기량으로 런던행 준비를 마쳤다.

경쟁 구도도 그리 치열하지 않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토마 부엘(프랑스)이 지난해 훈련 도중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올림픽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플라비우스 코크지(루마니아)가 버티고는 있다. 올해 유럽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다. 유럽 선수들에게 익숙한 일부 외신들은 코크지의 우승을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코크지의 최고 점수는 16점대 초반에 불과하다. 양학선에게는 0.4점 이상 뒤진다. 양학선이 아주 큰 착지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김재범-왕기춘, 런던은 '힐링캠프'

왕기춘 사진
왕기춘. 태릉=하성룡 기자
4년전 아픔을 설욕하려는 이들도 있다. 바로 유도 듀오 김재범(한국마사회)과 왕기춘(포항시청)이다. 둘 다 베이징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아쉬움이 컸다. 4년간 절치부심했다. 모든 외신들도 이들의 금메달을 지목하고 있다. 김재범은 지난 3월 스포츠조선이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10명을 대상으로 한 '금메달 유력 후보' 설문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에만 매진하는 그를 보며 한 표를 던졌다. 절친 선배인 탁구대표팀의 유승민은 "재범이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4년 동안 오직 금메달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고 증언했다. 국제무대에서도 적수가 없다.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세계선수권 2연패, 아시아선수권 3연패 등 국제대회에서 무패를 달렸다. 무릎과 어깨에 고질적인 부상이 있지만 한 팔로 유도하는 방법에 익숙해졌다. 최근에 입은 왼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손가락을 구부리지도 못하지만 부상이 올림픽을 향한 그의 열정을 꺾지는 못하고 있다. 김재범은 "베이징 때는 죽기살기로 훈련했는데 런던때는 죽기로 훈련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그는 4년간의 진한 땀방울로 메달 색깔을 기필코 바꿔놓을 참이다.

[포토] 미소 띤 유도 김재범
김재범.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4년전 결승에서 갈비뼈 골절로 13초 만에 무릎을 꿇었던 왕기춘은 4년간 희로애락을 겪으며 더욱 성숙해졌다. 2009년 폭행사건에 휘말려 잠시 유도복을 벗기도 했지만 매트로 돌아온 뒤 회환의 땀방울을 흘렸다. 잠깐의 '외도'는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2011년 10월 아부다비 그랑프리부터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지난 2월 독일 그랑프리까지 국제대회 6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2위에 머물던 그는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하며 1년 만에 세계랭킹 1위를 탈환, 세계 최강자의 타이틀을 갖고 런던에 입성하게 된다. 왕기춘은 '종합대회 징크스 탈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종합대회에서는 금메달이 없다. 베이징올림픽을 비롯해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나가는 종합대회마다 금메달 목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친한 형이자 멘토인 이원희 여자대표팀 코치가 보유하고 있던 금메달 타이틀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스스로 한을 품었다. 왕기춘은 "이번에는 꼭 런던에서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했다.

아픈만큼 성숙한다고 했다. 한국 유도의 간판 김재범과 왕기춘은 4년전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 런던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선 이들의 눈을 주목해보자. 기쁨의 눈물이 애국가의 감동적인 선율과 함께 엑셀 런던(런던 전시컨벤션 센터)을 적실 것이다.

그래픽=김변호 기자 bhkim@sportschosun.com
태권도-양궁 역시 효자종목

메달밭은 역시 태권도다. 총 4명이 출격하는 태권도 선수단은 금메달 3개는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훈(용인대)은 이번 올림픽 출전을 위해 63㎏급에서 58㎏급으로 한 체급을 내렸다. 최대경쟁자는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다. 58㎏급 기존 최강자다. 보니야를 넘어서야 금메달이 보인다.

80㎏이상급에 나서는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은 큰 것 한 방을 노린다. 몸통 공격보다 얼굴 공격이 더 높은 배점을 받도록 제도가 변경된 것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2008년 베이징대회 챔피언이자 현재 이 체급 최강자인 이상 금메달이 유력하다.

황경선(고양시청)은 세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여고생 신분으로 나섰다.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아쉬움이 컸다. 4년 뒤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빛 발차기에 성공했다. 아테네의 한은 풀었다. 그래도 아쉬움이 있었다. 2011년 경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당시 영국의 사라 다이애나 스티븐슨에게 준결승에서 역전패했다. 스티븐슨의 홈무대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완벽한 경기력으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메달밭 양궁은 '세트제'가 변수다. 기존 올림픽에서는 3발씩 4엔드로 12발을 쏴 합산 점수로 승부를 가렸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부터는 6발씩 한 세트로 묶어 16강까지는 3세트, 8강부터 결승까지는 5세트로 경기를 치른다. 세트에서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이다. 승점이 높은 쪽이 이기게 된다. 합산 점수에서는 이기더라도 승점에서 지면 탈락한다. 개인전의 경우 변수가 상당하기 때문에 금메달 가능성을 낮게 보게 됐다. 단체전의 경우에는 합산 전수로 승패를 가린다. 선수들 모두 국제대회 단체전에서 우승을 거둔 경험이 많다. 남녀단체에서 금메달을 석권할 가능성이 높다.

2연속 금메달을 준비한다.

런던 북서부 웸블리 아레나에서는 여심을 녹이는 윙크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용대와 정재성(이상 삼성전기)이 나서는 남자 복식조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세계랭킹 1위인 이들은 3월 열린 전영오픈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면 2008년 베이징 혼합복식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이다.

진종오(KT)는 2대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는 남자 권총 50m에서 금메달, 10m 공기권총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선 10m 공기권총에 무게중심을 둘 예정이다. 주종목인 50m 권총에는 북한의 김정수와 일본의 마쓰다 도모유키 등 경쟁자가 많다.

깜작 금메달을 노리는 선수들도 있다. 메달 예상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당일 컨디션이 좋다면 충분히 이변도 노려볼만하다. 남자 복싱 49㎏급에 나서는 신종훈(인천시청)은 세계랭킹 1위다. 중국의 주시밍을 넘는다면 깜짝 우승자가 될 수 있다.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고양시청)은 금메달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본인도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하다. 역도는 중량 싸움 등 전술이 필요하다. 장미란이 노련미를 발휘한다면 금메달도 노려볼 수 있다. 남자 역도의 간판 사재혁(강원도청) 역시 금메달 가능권이다. 이들의 가능성까지 터져준다면 한국의 금메달 개수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금메달 못지 않은 기쁨을 선사할 메달들도 있다. 세대교체를 마친 여자핸드볼은 런던에서 또 다른 우생순 신화 창조에 도전한다. 현재의 전력이라면 동메달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나, 김형실 감독의 여자배구도 메달권에 근접한 상태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

전체 1위를 놓고는 미국과 중국이 자존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금메달 44개, 중국은 41개를 딸 것으로 보인다. 예상일 뿐이어서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미국은 수영과 육상에서, 중국은 다이빙과 탁구, 체조 등에서 무더기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보트는 자메이카가 쥐고 있다. 미국이 육상 단거리 강국 자메이카와의 경쟁에서 얼마만큼의 금메달을 따내느냐에 따라 전체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뒤를 이어 러시아가 3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홈팀 영국은 홈어드밴티지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한국과 더불어 독일과 일본, 호주 등이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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