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제임스 본드'가 영국 여왕의 런던올림픽 '개막 명령'을 훌륭히 수행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꿀단지를 안은 위니 더 푸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목가적이고 몽환적인 풍경은 꿈결같았다. 세계사를 바꾼 산업혁명의 격변기, 진통과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은 힘이 넘쳤다. 국민 코미디언 '미스터 빈' 로완 앳킨스의 깜짝 등장은 끝까지 보안을 유지한 '비장의 카드'였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자로 '불의 전차' OST를 능청스럽게 연주하는 모습에 객석에선 웃음이 빵 터졌다. 영국 작가들이 사랑한 캐릭터들도 총출동했다. 앵무새 손잡이가 달리 검은 양산을 쓴 유쾌한 메리 포핀스들이 해리 포터의 무시무시한 악당 볼드모트를 물리치는 장면은 깜찍했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무상의료병원 침대에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역할로 카메오 출연한 것 역시 유쾌했다. 보일 특유의 '들고찍기' 카메라 워크는 현란했고 시종일관 속도감이 넘쳤다. 괜스레 무게 잡지 않고, 아이들도 어른도 모두 즐길 수 있는 '환상의 네버랜드'를 만들었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강렬하고 빈틈없는 미장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전세계 스포츠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과거의 영화에 머무는 대영제국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가는 역동적인 영국을 표현하기에 손색없었다. 목가적인 과거, 산업혁명, 그리고 미래 사회까지 이어지는 영국의 문화와 역사, 모든 것을 한무대에 담아냈다. 셰익스피어의 해학과 고전미, 미스터 빈의 진지한 농담, 메리 포핀스의 동화적 상상력이 한데 버무려졌다. 해가 지지 않는 여왕의 나라, 비틀스와 제임스 본드 그리고 해리 포터의 나라는 '어메이징'했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섬(Isles of Wonder)' 이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