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1초에 꺾인 메달 꿈, 신아람은 누구

기사입력 2012-07-31 04:38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신아람(26·계룡시청·세계랭킹 12위)은 31일(한국시각)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세계 랭킹 17위)에 어이없이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정규 라운드는 5-5로 막을 내렸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신아람이 우선권을 쥐었다. 1분을 버티면 결승 진출이었다. 경기 종료 1초까지 잘 견뎌냈다. 그러나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4번의 대결이 이뤄지는 동안 1초가 흐르지 않았다. 네 번째 경기 재개에서 하이더만이 첫 번째 공격이 실패한 후 두 번째 공격을 성공시켰다. 하이데만의 공격이 1초17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계는 멈춰있었다.

신아람은 한 시간을 버티다 무대를 내려왔다. 믹스트존을 통과하면서 "너무 억울해요. 제가 이기는 건데…"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곧바로 세계랭킹 1위인 중구의 순위지에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렀다.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탈진할 정도로 많은 눈물을 쏟아냈다. 투혼을 발휘했다. 역부족이었다. 1라운드에서 5-3으로 앞서가다 2라운드에서 9-9로 동점을 허용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11대15로 역전을 허용했다. 1초에 메달 꿈이 꺾였다.

억울한 판정의 희생양이된 신아람은 국내 여자 에페의 최강자다. 충남 금산여중 1학년때 펜싱을 처음 접했다. 처음에는 흥미가 없었다. 시작한지 몇 달만에 그만 뒀다. 특별히 재미있지도 않은데다 선배들의 기합이 너무나 싫었다. 다시 칼을 손에 쥔 것은 마음속 열정 때문이었다. 매사에 소극적이었던 신아람이었지만 펜싱칼만 잡으면 사람이 달라졌다.

힘든 나날들도 많았다. 펜싱이 좋아졌지만 그만큼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한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에 칼을 놓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03년 첫 열매를 땄다. 유소년 대표 자격을 얻었다. 처음 나선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3년 뒤인 2006년 대학2학년생 신아람은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해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강까지 올랐다. 이어 열린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 동메달, 단체 은메달을 일구어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나서지 못했다. 1장 있는 출전권은 정효정(28·부산시청)에게 내주었다. 베이징대회때는 단체전이 없었다. 올림픽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신아람은 다시 검을 갈고 닦았다. 지난해부터 노련미가 더해지면서 개인전 성적도 좋아졌다. 지난해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올해 4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태릉에서 올림픽을 목표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신아람의 동메달은 금메달보다 더 값졌다.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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