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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학 감독(39·SK슈가글라이더즈)은 전형적인 호랑이 선생님이다. 훈련과 실전 가릴 것 없었다. 단내나는 훈련만이 살 길이라는 모토로 달렸다. 경기 중 터지는 고성과 과도한 액션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다. 언제 해체될 줄 모르는 팀 환경 속에서 자신까지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이 갈 길은 뻔했다. 애뜻한 제자사랑은 마음 한켠에 접어두고 채찍을 들었다.
용인시청에서 SK슈가글라이더즈로 옷을 갈아입은 뒤 찾아온 변화다. 열악하기 짝이 없던 환경은 이제 타 팀 선수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가 됐다. 모기업인 SK루브리컨츠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오로지 핸드볼 만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 몸이 편해지면 마음도 풀어지는 법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도태된다는 것을 김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이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운동을 해 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정규리그 세 경기를 남겨둔 SK는 승점 12(6승5패)로 전체 8개 팀 중 5위에 그쳐 있다. 올 초 해체와 재창단 과정을 겪으면서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훈련 시간을 감안하면 5할 승률을 유지한 것도 다행스럽다. 4위 컬러풀대구(승점 14)와의 승점차는 2점. 남은 세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경기 일정이 만만치 않다. 광주도시개발공사전을 치른뒤 상위권에 포진한 서울시청과 인천시체육회를 차례로 상대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면서 "큰 욕심은 내지 않는다. 그저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해 주길 바랄 뿐"이라며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