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프리스타일 모글 스키의 기대주 서지원(23·GKL)이 스페인 시에라 네바다 스키장에서 열린 2016~2017시즌 프리스타일·스노보드 세계선수권 듀얼모글 종목에서 당당히 4위를 차지했다.
서지원은 스키 종목 여자부에서 사상 첫 FIS 포인트 500점 획득과 더불어 여자부 국제대회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종전 최고기록은 같은 프리스타일 스키 모글 국가대표 서정화(27·GKL)가 2월 휘닉스 평창에서 열린 FIS 프리스타일 모글 월드컵에서 기록한 6위였다.
시작부터 좋았다. 32강에서 전체 6위로 16강 본선에 진출한 서지원은 16강부터 세계랭킹 4위의 뒤포르 라포인테 클로에(26·캐나다)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이후 8강에서도 공격적인 턴과 깔끔한 공중동작으로 높은 점수를 얻고 4강에 안착했다. 하지만 4강에서 세계랭킹 6위의 갈리셰바 율리아(25·카자흐스탄)와의 대결에서 실수가 나오며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진 3, 4위전에서도 두 번째 킥커에서의 아쉬운 착지 실수로 인해 미국의 카푸 졔린(21·미국)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우승은 세계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신예 라퐁트 페리네(19·프랑스)에게 돌아갔다.
경기가 끝난 직후 서지원은 "운도 좋게 따라준 것 같다. 함께 고생한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올림픽까지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열심히 연습해서 1년 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할 생각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사실 서지원은 이번 시즌에 들어가면서 성적 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본인만의 좋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선수권 4위라는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2015년 같은 곳에서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개최되었을 당시, 서지원은 모글에서 3위를 차지했다.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만큼 서지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신감이 있었기에 긴 슬럼프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또한 대한스키협회 신동빈 회장의 적극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이러한 성적 또한 가능했다. 남자부 프리스타일 모글 간판스타 최재우(23)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온 만큼 모글 종목은 신동빈 회장의 뜻에 따라 꾸준히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보내는 마지막 시즌의 마지막 대회에서 여자부 4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자신감까지 회복하여 올림픽에서의 청신호까지 밝혔다.
함께 출전한 서정화는 19위를 차지하며 대회를 마쳤고, 남자부에서는 최재우가 15위, 서명준이 22위를 차지하며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였다. 모글 국가대표 선수단은 12일 귀국하여 휴식을 취한 뒤 한국에서 약 5일 간의 마무리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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