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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오늘 유리천장이 깨졌다. 강력한 시그널이다."
IOC 13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장, 첫 아프리카 출신 위원장이 된 커스티 코번트리 짐바브웨 청소년·스포츠·문화 담당 장관이 당선 직후 던진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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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초대 위원장인 디미트리우스 비켈라스(그리스) 이후 IOC 130여년의 역사에서 여성 IOC 위원장은 최초다. 코번트리가 역대 최고 경쟁률 7대1, 내로라하는 베테랑 남성 후보들을 모두 누르고 당선됐다. 1∼9대 위원장 중 8명이 유럽 출신이었고 1950~1970년대 에이버리 브런디지 제5대 위원장만 미국 출신이었다. 1983년 9월생으로 만 41세인 코번트리는 33세에 '제2대 위원장'에 오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수장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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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수영 레전드인 코번트리 당선인은 2013년 결혼해 두 딸을 둔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스포츠계 유리천장을 깨온 위대한 여성이다. 2000년 시드니부터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 5번의 올림픽에출전했고,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배영 200m 2연패를 비롯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짐바브웨가 동·하계를 통틀어 따낸 올림픽 메달은 총 8개 중 7개가 그녀에게서 나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IOC선수위원에 당선된 코번트리는 2016년 선수은퇴 후 본격적인 스포츠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IOC 선수위원장으로 실력을 공인받았고, 2023년부터 IOC집행위원, 2032년 브리즈번하계 올림픽 조정위원장으로 일하며 '여성, 선수 출신'을 중용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수영연맹(FINA)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고, 2018년 짐바브웨의 청소년·스포츠·문화 담당 장관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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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번트리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당선을 "특별한 순간"이라고 표현하면서 IOC위원들이 자신의 선택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이것은 정말 강력한 시그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글로벌하고 다양성에 개방적인 조직으로 진화했다는 신호이며 앞으로 우리는 8년 동안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거기간 동안 코번트리는 현대화, 지속가능성, 기술 수용, 선수들의 역량 걍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여성 스포츠에서 뜨거운 화두였던 트렌스젠더 여성의 여성스포츠 출전 전면 금지를 지지한 바 있다.
코번트리는 당선 직후 소통과 협업을 강조했다. 동료 후보들과 협업의 뜻을 밝히며 "저는 모든 후보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지난 6개월간 많은 좋은 아이디어 교류가 있었다. IOC와 올림픽 무브먼트가 수세대에 걸쳐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다양성을 통해 서로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순간도 올림픽은 인류의 선함을 보여주고 올림픽 운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큰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코번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 정책이 2028년 LA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비자 발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소통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저는 스무살 때부터 고위직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상대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