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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유일한 규칙은 실수를 하지 않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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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다음은 로저 페더러 방한 행사 인터뷰 전문
한국에 정말 오랜만에 다시 오게 되어 무척 기쁘다. 거의 20년만인 것 같다. 그동안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한국은 혁신, 기술, K-POP 등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 한국에 와서 더 의미 있는 방문이 되었다. 저희 가족 모두가 한국 방문을 매우 기대했고, 저 역시 유니클로와 함께 이렇게 특별한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다음에 한국에 올 때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니클로와의 협업이 주는 의미(*페더러는 유니클로 글로벌 앰버서더다)
유니클로와의 파트너십은 제게 정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유니클로와) 함께한 지 벌써 7년이 되었다. 그동안 유니클로는 언제나 훌륭한 파트너였다. 유니클로가 만드는 옷의 품질은 놀랍고, 특히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유니클로를 즐겨 입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은퇴 후에도 유니클로는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저를 신뢰해줬다. 그래서 오늘 행사와 같이 예술,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멋진 프로젝트를 함께 펼치고 있다. 유니클로와, 야나이 회장, 유니클로 전 직원들을 대표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행사가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20명의 유망주와 클리닉을 진행한 소감은
오늘 정말 즐거웠다. 이런 이벤트를 여러번 하면서 탤런트(재능)를 지닌 주니어를 보면 즐겁다. 다들 플레이스타일이 다르고 멘털이 다르고, 기술적으로 다르지만, 테니스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유망주들의 눈에서 테니스를 얼마나 좋아하고 즐기는지 볼 수 있었다. 조언을 하자면 코트를 사랑하고 테니스를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미 그러고 있는 것 같아서 나 역시 즐거웠다. 포핸드 실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테니스를 치다보면 마음이 찢어지는 순간이 있을텐데 그게 인생이다. 테니스란 그런 것이다. 부모님, 코치님 말씀 잘 들으면서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
-시합 때 긴장이 되면 어떻게 푸나
중요한 건 관점이다. 넓은 세상에서 바라본다면 테니스는 그저 즐기는 것이고 취미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 긴장하는 건 당연하지만 수학시험을 볼 때에도 답을 모를 때 긴장되더라도 5분만 지나면 (시험에)몰입이 되지 않나. 상대 선수도 긴장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혼자만 긴장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역시절 슬라이스와 발리에 강점이 있었다. 슬라이스와 발리를 잘할 수 있는 노하우는
요즘 보면 슬라이스와 발리를 충분히 연습을 안 하는 경우가 있다. 코치의 역할도 있을거다. 많이 연습하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혼자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다. 테니스장에 문이 있거나 벽이 있으면 스스로 30분 정도 슬라이스, 발리 연습을 하면 팔목과 팔꿈치가 강화된다. 그렇게 되면 좋은 역량을 낼 수 있다. 코치님들께 '슬라이스 연습을 더 하고 싶다'라고 말하면 좋아할 거다.
- 경기 중 힘들고 지칠 때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
긴 시간 경기를 하고, 연습하고, 잠을 못 자면 피곤할 때가 있다.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럴 때는 선수로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지금은 쉬어야겠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고,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스스로에게 도전할 수도 있다. 매 연습과 경기에서 단 5분, 10분이라도 더 밀어붙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너무 멀리 내다보기보다 '지금 이 한 포인트'에 집중하자. 세트나 경기 전체를 걱정하기보다, 눈앞의 한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쉬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맑은 정신으로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다. 주말에 쉴 수 있고, 오후에 쉴 수 있다. 코치, 부모와 얘기하면서 (휴식 타이밍을)잡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윔블던 대회에 나선다고 치면, 90분, 2~3시간 플레이를 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20분이 지나 갑자기 에너지가 생길 수 있다.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경기 중엔 늘 파도처럼 오르내림이 있다. 몸이 안 좋고 기분이 나쁜 것 같아도 그런 상태가 쭉 지속되지 않는다. (컨디션은)파도처럼 왔다갔다 한다.
-실수를 극복하는 방법은
그게 게임이다. 항상 이길 수 없고, 굿샷만 날릴 수 없다. 테니스는 어려운 스포츠다. (좀전 타깃 통과하기 이벤트에서)타깃을 못 맞춰도 슬픈 게 아니라 (타깃에)가까워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에러가 발생하면 인정하고 실수에서 배워나가면 된다. 그런 실수가 반복되지만 않으면 된다. 타깃이 낮으면 더 올려볼까?라는 생각으로 빠르게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